
호스피스 봉사는 체계화된 프로그램 아래에서 봉사하는 고귀한 선물이며 호스피스 봉사자들은 전천후 봉사의 달인입니다. 5월 화창한 달이면 호스피스 병동에서는 환우 소풍을 준비합니다. 13층 호스피스 봉사자 전원이 참석하고, 13병동의 환우들 중 거동이
가능한 분들을 선별하여 봉사자들과 함께 일산병원 뒤편 작은 공원으로 나들이를 합니다. 극심한 통증에 시달리며 병실에서만 생활하시던 환우들을 이날은 침대 째로 옮기기도 하고, 좀 더 상태가 좋으신 분들은 휠체어를 이용하기도 하여 봉사자들과 함께 뒷
동산 맑은 공기를 맞이하며 소풍을 갑니다. 담당 주치의 선생님의 노래로 환우들의 눈은 동그래지고, 간호사 선생님들의 최신 댄스는 환자 보호자들의 어깨를 들썩이게 합니다. 봉사자들과 함께 하는 합창은 자신도 모르게 같이 노래를 부르게 만듭니다. 외부에서 모셔온 재능봉사자님들의 색소폰 연주와 난타 공연을 관람하시며, 시달리던 통증을
잊고 병원 실내에서 맡던 약물 냄새에서 해방되어 행복해 하시던 환우들을 보며 함께
울고 웃기도 합니다.
그들을 돌보는 가족들 역시 잠시나마 시름을 잊고 적당한 햇빛 아래에서 만끽하는 기쁨을 웃음으로 답례해 주십니다. “봉사자님 이 맛난 공기 너무 좋아요.” 라고 하던 이쁜 환우들... 맑은 공기에 기분이 한결 상쾌해질 즈음, 미리 준비한 작지만 커다란 간식으로 소풍나간 이들의 몸과 마음 안에 행복을 더해 줍니다. 음식을 거부했던 환우들이 봉사자들이 마련한 바나나, 수박, 잣죽, 호박죽 등 각종 음료들을 조금씩 입에 넣고 드실 때 기뻐하는 모습은 곁에서 보는 이들의 마음조차 흐뭇하게 만듭니다.
마이크를 내밀고 노래방을 만들어 드리면, 멍석 위에 먼저 올라가는 사람이 임자라며 마이크를 잡고 그간 속에 담아 두었던 끼를 사정없이 쏟아내듯 예사롭지 않게 마이크를 잡고 노래를 부르던 환우는 아직도 눈에 선합니다. 옆에 계시던 다른 한 환우는 몸과 마음이 따로 놀고 박자와 음정은 틀려도 소리를 내려고 애쓰시며 흥에 취해보고 싶어 졸면서 부르던 ‘미아리 눈물고개’는 아직도 귓가에 맴돌기만 합니다. 시간은 흐르고
또 다시 5월이 찾아옵니다.
우리 13층 호스피스 봉사자들은 그때에서 함께했던 환우들은 생각하며, 또다시 환우 소풍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