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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ture & News

TRAVEL

원무팀 송경준 씨와 송재원 군

“아빠와 ‘함께’라면
추위도 끄떡없어요.”
송 부자의 글램핑

어릴 적 아빠는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척척 해내는 슈퍼맨 같은 듬직하고 큰 존재였다. 친구들과 노는 것이 더 좋아진 다음에의 아빠라는 존재는 조금은 귀찮은 혹은 말이 안 통하는 어른이라 생각했다. 성장하면서 조금씩 어색해지는 ‘부자’ 관계. 그것을 아는 아빠는 아이가 한 살이라도 어릴 때 더 많은 추억을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 어느 겨울날, 아빠 송경준(원무팀) 씨는 눈에 넣어도 안 아플 재원이와 또 하나의 추억을 만들기 위해 나섰다.

글. 왕보영   사진. 남승준(아자 스튜디오)

아빠와 함께하는 행복한 여행

겨울 동장군이 기승을 부리던 것도 잠시, 따뜻한 볕이 잔디밭에 가득 드리웠다. 오늘은 오랜만에 아빠와 아들, 단 둘만의 시간을 갖기로 한 날이다. 요 며칠 독감에 걸린 아들 재원이는 유치원은 고사하고 집 밖에 한 발짝도 나가지 못한 채 집 안 신세를 져야 했다. 마음껏 뛰놀 나이에 집 안에만 있던 아들이 안쓰러웠는지 아빠 송경준 씨는 아들의 독감이 떨어지자마자 나들이 계획을 세웠다.
“겨울이면 추우니까 그 이유로 집밖에 잘 안 나가려고 하는데, 아이들은 계절 없이 밖으로 나가면 좋아할 때잖아요. 요 며칠 집에만 있었더니 기운이 없어 보여서 오랜만에 콧바람 쐬러 나갈 겸 아들과의 여행을 신청하게 됐어요.”
아빠와 아들의 여행. 그곳이 어디라도 상관없다. 오랜만에 남자(?)들만의 시간을 보낼 생각에 아빠와 아들은 벌써부터 설레는 표정이다.

자연이 만든 명작, 플랜테이션

오늘 송 부자가 택한 여행지는 아름다운 정원과 아름다운 자연 그대로의 모습으로 간직되고 있는 곳. 바로 플랜테이션 안에 있는 글램핑장이다. 멀리 찾아가지 않아도 근교에 아이와 함께 자연을 만끽할 수 있는 곳이 있다는 것이 경준 씨는 감사할 따름이다.
“이것저것 준비할 것이 많은 여행보다는 가끔은 이렇게 양손 편하게 나오는 여행도 좋잖아요. 그래서 글램핑을 하기로 했죠. 날은 춥지만, 이 또한 추억 아니겠어요?”
아빠의 마음이 전해지기라도 한 듯 오랜만에 맑은 하늘이 펼쳐졌고 탁 트인 공간엔 북한산이 병풍처럼 펼쳐졌다. 드넓은 잔디밭은 아이들에게 더없이 좋은 운동장이 되어주었다. 오늘 아빠와 아들은 공놀이는 물론 숲길을 따라 산책을 하기도 하고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장작불 앞에 앉아 도란도란 이야기도 나눌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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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재만으로도 소중한 사람들

재원이는 도착하자마자 집에서부터 챙겨온 공으로 축구에 여념이 없다.
“아빠, 이쪽이야 이쪽! 패스~!”
아빠가 높이 올려 찬 공을 쫓아 한없이 달리는 아들, 그리고 그 뒤를 쫓는 또 다른 꼬마 아이. 재원이를 친형처럼 따르는 경준 씨의 소꿉친구 이희철씨의 아들이다. 경준 씨와 희철 씨는 중학교 때부터 친구 사이다. 벌써 20여 년도 훌쩍 넘은 친구, 시간이 흘러 소년이었던 그들은 어느새 두 아이의 아빠가 되어 눈앞의 아이들을 바라보며 미소를 짓는다.
“저희 아내끼리도 친한 편이에요. 특히나 둘 다 첫째는 딸, 둘째는 아들인데 나이 터울이 한 살씩 밖에 나질 않아요. 덕분에 서로에게 좋은 친구가 되어주고 있어요. 또래가 비슷하다 보니 더 자주 만나게 되는 것 같아요.”
세월이 흘러 중년이 된 아빠들. 이들을 똑 닮은 아들들을 보고 있자면 마치 자신들의 어릴 적 모습을 보는 것 같아 그 시절 추억이 떠오르기도 하고 흐뭇하기도 하다고.
먼저 지친 아빠들이 아이들 뛰노는 모습을 한동안 멍하니 바라본다. 끝없는 체력이 새삼 부러운 눈치다. 정신없이 놀다 아빠에게 달려오는 아이들.
어김없이 식사시간이다. 엄마가 없는 여행일지라도 아이들을 굶길 수는 없는 법! 아빠들은 분주히 예약해 둔 바비큐 파티 준비를 시작한다. 아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다양한 고기와 소시지, 몸을 녹여줄 뜨끈한 찌개와 밥까지. 타닥타닥 장작이 타들어 가는 소리는 근사한 배경 음악이 되어준다.
제일 먼저 익은 고기는 당연히 아이들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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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기도 걸려서 집에서만 놀았어요. 그리고 누나가 주말에 학원을 다녀서 요즘엔 자주 못 놀러 다녔는데 나오니까 너무 좋아요. 동생 준표랑도 신나게 놀고요. 아빠가 구워준 고기도 너무 맛있어요.”
아빠가 놓아준 고기를 입 안 가득 넣고 재잘재잘 이야기하는 아들을 보고 있자니 행복이 별건가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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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P
플랜테이션 글램핑, BBQ, 레스토랑, 카페 등 한 곳에서 다양한 문화와 놀이를 즐길 수 있는 복합문화공간이다.
  1. 주소 :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신원동 313-2
  2. 연락처 : 031-381-2600
  3. 운영 시간 : 평일, 주말 11:00~21:00
  4. 홈페이지 : http://www.theplantation.co.kr

아들에게 보내는 편지

아들에게 보내는 편지

아직은 모든 게 서툴기만 한 일곱 살 아들 재원아! 드넓은 잔디밭에서 힘껏 뛰고 달리고 구르며 깔깔거리던 그 날, 어느 것 하나 서툴지 않은 모습 없었던 너지만 아빠는 너의 그런 모습마저도 사랑한단다.
그 모습 하나씩 사라질 때마다 아빠가 해줄 일들 역시 줄어드는 것임을 알기에 너의 서툰 시절이 조금은 천천히 지나가기를, 그 시간을 온전히 함께 나눌 수 있기를. 마음먹은 대로 잘 안되더라도, 여전 히 서툴더라도, 함께여서 즐거운 우리이기를 아빠는 늘 바란단다.
미소만큼은 서툴지 않은 귀염둥이 일곱 살을
세상에서 제일 사랑하는 아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