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상연구관리팀 의학도서실 이수정 사서
최근 미생이라는 웹툰과 이를 소재로 한 드라마가 마니아층을 만들고 있다. 프로바둑 기사를 포기하고 가장 평범한 일상에서 평범한 회사원으로 경험하는 모든 일을 마치 정사각형의 바둑판 위에 각자가 가진 바둑알을 손바닥에 숨긴 채 상대방의 묘수를 읽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습으로 그려낸 드라마 내용은 지금 이 순간 나의 삶을 그대로 노출한 듯 빠져들게 하였다.
워킹맘으로 살아가면서 아이를 가장 먼저 어린이집에 맡기고 가장 늦게 데리러 갔을 때 하루 만에 꼬질해진 아이를 보던 기억, 며칠을 밤새워 만든 보고서가 한번 제대로 읽히지도 않고 무참해지던 가슴 아픔과 저녁 회식 참석으로 아이는 빵과 우유로 저녁을 대신하던 모습이 교차하고, 고소한 삼겹살이 눈물겨웠던 경험은 회사원이라면 남녀를 막론하고 충분히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 바둑은 ‘인생의 축소판’이라고들 한다. 각자 저마다의 바둑알을 정사각형 바둑판 위 어디에 착수하느냐에 따라, 각자의 바둑알을 들고 조직의 일원으로서 각기 다른 인생을 만들어 나가게 될 것이다.
우리 병원은 올해 연말 의료기관 인증평가를 상대로 우리의 바둑알을 착수하였다. 우리 직원들의 협력과 조화가 크게 어우러져 상대(의료기관 인증평가)를 멋지게 눌러줄 것이라 믿는다. 바둑의 승패는 집이 많은 사람이 이긴다. 우리 병원도 분명 이기는 결과를 보여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