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 효과, 폐경 이후에는
어떻게 달라질까?
당뇨병 여성 맞춤형 운동 전략
운동은 제2형 당뇨병 환자의 혈당 조절과 심혈관질환 예방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그러나 같은 운동이라도 폐경 여부에 따라 건강에 미치는 효과가 다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글 내분비내과 고지희 교수 연구팀
당뇨병 여성 맞춤형 운동 전략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내분비내과 고지희 교수 연구팀은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검진 빅데이터를 활용해 제2형 당뇨병 여성의 운동 효과를 분석한 결과, 폐경 여부에 따라 심뇌혈관질환 예방 효과가 다르게 나타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번 연구는 국제 학술지 Diabetes & Metabolism Journal(DMJ)에 게재되며 연구의 우수성을 인정받았다. 연구팀은 2009년부터 2018년까지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검진 자료를 바탕으로 40세에서 60세 사이의 제2형 당뇨병 여성 8만 6,167명을 평균 8.2년 동안 추적 관찰했다. 연구 대상은 폐경 전 여성 3만 2,477명과 폐경 후 여성 5만 3,690명으로 구분했으며, 운동량에 따른 뇌졸중·심근경색·사망 위험을 비교·분석했다.
폐경 전후, 운동 효과도 달랐다
분석 결과는 명확했다. 운동은 폐경 여부와 관계없이 제2형 당뇨병 여성의 심뇌혈관질환 발생 위험을 낮추는 것으로 확인됐다. 규칙적으로 신체 활동을 실천한 여성들은 운동을 하지않은 여성보다 뇌졸중과 심근경색, 사망 위험이 전반적으로 감소했으며, 일정 수준까지는 운동량이 증가할수록 예방 효과도 커지는 경향을 보였다.
하지만 운동이 미치는 효과는 폐경 여부에 따라 차이를 보였다. 폐경 전 여성에서는 운동을 통해 뇌졸중과 사망 위험이 크게 감소했으며, 운동량이 증가할수록 이러한 효과가 더욱 뚜렷하게 나타났다. 반면 심근경색 발생 위험은 운동량 증가에 따른 유의한 감소 효과가 확인되지 않았다. 연구팀은 젊은 여성의 심근경색은 죽상경화증보다 관상동맥 경련이나 미세혈관 이상 등 다른 기전이 상대적으로 많이 작용하기 때문일 가능성을 제시했다.
반대로 폐경 후 여성에서는 심근경색 예방 효과가 가장 두드러졌다. 운동량이 증가할수록 심근경색 발생 위험이 지속적으로 감소했으며, 가장 많은 운동량을 유지한 그룹에서 예방 효과가 가장 크게 나타났다. 그러나 뇌졸중과 사망 위험 감소 효과는 폐경 전 여성보다 상대적으로 제한적이었다. 연구팀은 폐경 이후 여성호르몬 감소로 혈관 기능과 대사 환경이 변화하면서 동일한 운동이라도 나타나는 생리적 반응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세계보건기구(WHO)가 권고하는 수준보다 적게 운동하는 경우에는 심뇌혈관질환 위험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폐경 후 여성은 운동량이 부족하면 뇌졸중뿐 아니라 심근경색 위험도 함께 증가하는 것으로 확인돼 규칙적인 신체 활동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보여주었다.
빅데이터가 밝힌 맞춤형 운동 전략
이번 연구는 국내 최초로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검진 빅데이터를 활용해 폐경 여부에 따른 운동 효과를 비교·분석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기존에는 당뇨병과 운동의 효과, 또는 폐경과 심혈관질환의 관계를 각각 분석한 연구가 많았지만, 두 요소를 함께 고려해 맞춤형 운동 전략을 제시한 연구는 드물었다. 연구 결과는 모든 당뇨병 여성에게 운동이 중요한 치료 전략이라는 사실을 다시 한번 확인해주었다. 다만 폐경 여부에 따라 기대할 수 있는 심뇌혈관질환 예방 효과에는 차이가 있었으며, 생애주기에 따른 맞춤형 운동 전략이 필요하다는 점도 함께 제시했다. 연구팀은 폐경 전 여성에게는 뇌졸중과 사망 예방을 위한 꾸준한 운동이, 폐경 후 여성에게는 심근경색 예방을 위한 충분한 운동량 확보가 더욱 중요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당뇨병 여성 심혈관 예방의 새로운 기준
이번 연구는 당뇨병 여성의 심뇌혈관질환 예방 전략을 한 단계 발전시키는 근거를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특히 대규모 국민건강보험공단 빅데이터를 활용해 폐경 여부에 따른 운동 효과를 체계적으로 비교·분석함으로써, 향후 개인의 생애주기와 건강상태를 고려한 맞춤형 운동 처방의 근거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학술적 가치도 크다.
연구팀은 앞으로 심혈관질환 예방에서도 획일적인 운동 권고보다 환자의 연령과 폐경 여부, 대사 상태 등을 함께 고려한 개인 맞춤형 운동 처방이 더욱 중요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당뇨병 여성의 심뇌혈관질환 예방뿐 아니라 예방의학과 생활습관 관리 분야에서도 폭넓게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