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search

프로바이오틱스,
폐를 보호하는 새로운 해법이
될 수 있을까 Bifidobacterium과
TSP-1이 밝힌 급성 폐손상
완화 가능성

급성 폐손상과 급성호흡곤란증후군은 중환자 치료에서 여전히 사망률이 높은 난치영역이다. 최근 장내미생물이 전신 면역과 폐 기능에 영향을 미친다는 ‘장-폐 축’ 개념이 주목받는 가운데,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연구진은 프로바이오틱스가 폐손상을 완화할 수 있는 가능성과 그 기전을 제시했다. 특히 Bifidobacterium과 Thrombospondin-1(TSP-1)의 상호작용을 중심으로 한 이번 연구는 새로운 치료 전략을 수립하는 데 단서를 제공한다.

정리 호흡기내과 기민서 교수

장-폐 축, 폐질환 치료의 새로운 관점

급성 폐손상(Acute Lung Injury, ALI)과 급성호흡곤란증후군(Acute Respiratory Distress Syndrome, ARDS)은 패혈증, 감염, 외상, 기계환기 등 다양한 원인으로 발생하며, 환자의 예후를 크게 악화시키는 대표적인 질환이다. 현재까지 이를 직접적으로 조절할 수 있는 표적 치료는 제한적이며, 산소 공급과 기계환기 등 지지요법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새로운 접근으로 ‘장-폐 축(gut–lung axis)’ 개념이 부각되고 있다. 장내미생물이 면역계에 영향을 미치고, 그 결과 폐를 포함한 다른 장기의 염증반응과 기능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가운데 대표적인 유익균인 Bifidobacterium의 역할이 주목받고 있다.

Bifidobacterium,
면역 조절을 통한 폐 보호 효과

연구진은 마우스를 대상으로 lipopolysaccharide(LPS)를 이용한 염증 유도 모델과 기계환기 유발 폐손상 모델을 구축해 급성 폐손상 상황을 재현했다. 이후 실험군에는 Bifidobacterium을 투여하고, 대조군과 비교해 폐 조직 손상 정도, 염증성 사이토카인 변화, 면역세포 반응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했다.

그 결과, Bifidobacterium을 투여한 군에서는 폐 조직의 구조적 손상이 유의하게 감소했다. 폐포 벽의 비후, 염증세포 침윤, 간질 부종 등이 완화되었는데, 이는 프로바이오틱스가 폐 조직 보호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음을 시사한다.

또한 TNF-α, IL-6 등 주요 염증성 사이토카인의 발현이 감소해 과도한 염증반응이 효과적으로 억제된 것이 확인됐다. 면역학적으로도 macrophage와 같은 선천면역세포의 과도한 활성화는 억제되면서도 방어 기능은 유지되어, 면역 균형 유지에 전반적으로 기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TSP-1, 조직 보호를 매개하는 핵심 인자

이번 연구에서 주목할 만한 결과는 Thrombospondin-1(TSP-1)의 역할이다. TSP-1은 세포외기질 단백질로, 조직손상 회복과 염증반응 조절, 면역 항상성 유지에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급성 폐손상 상태에서는 TSP-1 발현이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으나, Bifidobacterium을 투여한 군에서는 그 수준이 유의하게 회복됐다. 이는 TSP-1이 단순한 보조적 인자를 넘어 폐 조직 보호와 염증 조절에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특히 TSP-1은 transforming growth factor-β(TGF-β) 활성화와 연관되어 조직 회복 및 염증 억제 과정에 관여하는데, 이번 연구는 이러한 기전이 실제 급성 폐손상 상황에서도 작동함을 뒷받침한다.

결과적으로 이 연구는 ‘장내미생물 조절 → 면역반응 조절 → TSP-1 매개 조직 보호 → 폐손상 완화’로 이어지는 기전적 경로를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임상 적용 가능성과 향후 과제

이번 연구는 프로바이오틱스를 활용한 치료 전략이 ARDS 및 중증 폐손상 환자에서 보조적 치료 옵션으로 활용될 가능성을 제시한다. 또한 기계환기 환자에서 발생할 수 있는 폐손상을 예방하거나 완화하는 전략으로서 장내미생물 조절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아울러 TSP-1과 같은 분자를 새로운 치료 표적으로 고려할 수 있는 근거를 제공함으로써 향후 연구 방향 설정에도 중요한 시사점을 제시한다.

다만 이 연구는 동물 모델을 기반으로 수행되었으므로 임상 적용을 위해서는 인간 대상 연구가 이루어져야 한다. 또한 Bifidobacterium의 균주, 투여 용량, 치료 시점 등에 따른 효과 차이를 규명하는 후속 연구도 요구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연구는 장내미생물과 폐질환 간 상호작용을 분자 수준에서 설명하고, 미생물 기반 치료전략의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성과로 평가된다.

결론적으로 Bifidobacterium을 포함한 프로바이오틱스는 급성 폐손상에서 면역 조절과 조직 보호를 동시에 유도할 수 있는 잠재적 치료 접근법이다. 향후 임상 연구를 통해 실제 환자 치료에 적용될 가능성이 있으며, 이번 연구는 중환자 치료 분야에서 장-폐 축의 중요성을 재확인한 근거로 자리매김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