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걷고 내 힘으로 생활하는 힘
노년의 건강수명을 지키는 근육운동
100세 시대에는 얼마나 오래 사느냐만큼 얼마나 오랫동안 내 힘으로 걷고 움직이며 독립적인 일상을 유지하느냐가 중요합니다. 나이가 들수록 근육량과 근력, 균형감각은 떨어지지만 이를 당연한 노화 현상으로만 받아들일 필요는 없습니다. 자신의 체력에 맞는 근력 운동과 균형 운동을 꾸준히 실천하고 충분한 영양을 섭취하면 노년기에도 건강한 움직임을 지키는 데 도움이 됩니다.
글 가정의학과 전동욱 교수
근육이 줄면 일상의 힘도 함께 줄어든다
나이가 들면서 근육량과 근력, 신체 기능이 감소하는 상태를 ‘근감소증’이라고 합니다. 근육은 중년 이후부터 서서히 감소하며, 질병으로 입원하거나 오랫동안 누워 지내는 경우 식사량과 신체 활동이 줄어들면 감소 속도가 더욱 빨라질 수 있습니다. 근감소증은 단순히 팔다리가 가늘어지는 문제가 아닙니다. 근력이 떨어지면 보행 속도가 느려지고 의자에서 일어나거나 계단을 오르기 어려워지며 낙상과 골절 위험도 높아집니다. 심하면 독립적인 일상생활을 유지하기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근감소증을 평가할 때는 근육량뿐 아니라 악력과 같은 근력, 의자에서 일어서기나 보행 속도와 같은 신체 수행 능력을 함께 살펴봅니다. 최근 걷는 속도가 눈에 띄게 느려졌거나 손을 짚지 않고 의자에서 일어나기 어렵고, 자주 넘어지거나 평소 하던 일이 힘들어졌다면 근력과 신체 기능저하를 확인해봐야 합니다.
걷기에 근력·균형 운동을 더해야
걷기는 노년기에 가장 쉽고 중요한 신체 활동입니다. 심폐기능과 체력을 유지하고 혈압과 혈당을 관리하는 데 도움이 되지만, 걷기만으로 근감소증을 충분히 예방하거나 감소한 근력을 회복하는 데는 한계가 있습니다.
따라서 걷기와 함께 근력 운동과 균형 운동을 병행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거창한 운동 기구도 필요하지 않습니다. 안정적인 의자를 잡고 천천히 앉았다 일어서기, 의자에 앉아 한쪽 무릎을 펴는 운동, 벽을 짚고 하는 팔굽혀펴기, 뒤꿈치를 들어 올리는 운동 등을 할 수 있습니다. 처음에는 한 동작을 10회 정도 시행하고 익숙해지면 10~15회씩 2~3트로 늘려갑니다.
낙상 예방을 위한 균형 운동도 중요합니다. 의자나 벽을 잡고 한 발을 앞으로 내디뎠다가 돌아오거나 옆으로 천천히 걷는 방법 등이 있습니다. 다만 여러 번 넘어진 경험이 있거나 혼자 서 있기 어렵다면 보호자나 전문가에게 도움을 받는 것이 좋습니다. 운동량보다 안전이 우선입니다.
운동과 함께 영양도 중요
비교적 건강한 노인이라면 걷기와 같은 중강도 유산소운동을 일주일에 총 150분 정도 하는 것을 목표로 할 수 있습니다. 한 번에 30분이 어렵다면 10분씩 나누어 걸어도 좋습니다. 평소 운동하지 않았거나 체력이 약하다면 하루 5~10분부터 시작해 몸이 적응하는 정도에 따라 조금씩 늘려갑니다. 근력 운동은 주 2~3회 정도 꾸준히 시행하는 것이 좋습니다.
근육을 유지하려면 영양 섭취도 중요합니다. 건강한 노인은 일반적으로 하루 체중 1kg당 약 1.0~1.2g의 단백질 섭취를 고려할 수 있습니다. 체중이 60kg이라면 하루 약 60~72g입니다. 생선과 살코기, 달걀, 두부와 콩, 우유나 유제품 등 다양한 단백질 식품을 세끼에 골고루 섭취하는 것이 좋습니다.
다만 만성콩팥병 등 단백질 섭취를 제한해야 하는 질환이 있다면 의료진과 상의해야 합니다. 비타민 D도 뼈 건강과 근육 기능에 중요한 만큼 결핍이 확인되거나 위험이 높은 경우에는 의료진과 상의해 적절한 보충 방법을 결정하는 것이 좋습니다.
내 힘으로 생활하는 것이 운동의 목표
고혈압이나 당뇨병, 관절 질환이 있다고 해서 무조건 운동을 피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적절한 운동은 근육과 신체 기능을 유지하고 혈압과 혈당을 관리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다만 질환과 체력에 따라 운동 종류와 강도를 조절해야 합니다. 심혈관질환이 있거나 최근 입원한 경우, 보행이 불안정하거나 여러 만성질환이 있는 경우에는 운동을 시작하기 전에 의료진과 상의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노년기 운동의 목표는 젊은 사람처럼 빠르게 뛰거나 무거운 것을 드는 것이 아닙니다. 내 힘으로 의자에서 일어나고, 걷고, 외출하는 능력을 가능한 한 오래 유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식사 후 집 주변을 10분간 걷거나 TV를 보다가 일어나 스트레칭하는 것처럼 생활 속 작은 움직임부터 시작할 수 있습니다.
나이가 많다고 운동을 시작하기에 늦은 것은 아닙니다. 걷기에 근력 운동과 균형 운동을 더하는 작은 실천이 건강수명을 늘리고 독립적인 노년을 지키는 출발점이 될 수 있습니다.
근육을 지키는 노년기 운동 4가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