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의 다리와 걸음걸이,
성장 과정일까, 치료해야 할까?
아이의 발이 평평해 보이거나 다리가 휘고, 걸을 때 발끝이 안쪽을 향하면 부모님은 혹시 성장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닌지 걱정하게 됩니다. 하지만 성장기 아이의 근골격계는 아직 발달 중이어서 성인과 다른 모습을 보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중요한 것은 겉으로 보이는 모양만이 아니라 아이의 나이와 성장 단계, 통증이나 불편감, 좌우 비대칭과 기능적 이상 등을 함께 살펴보는 것입니다. 성장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좋아지는 변화와 치료가 필요한 신호를 구분하는 방법을 알아봅니다.
글 재활의학과 전하라 교수
다리가 휘어 보여도 성장 과정일 수 있다?
많은 부모님이 아이의 발이나 다리 모양, 걸음걸이가 이상해 걱정을 안고 병원을 찾습니다. 발바닥의 아치가 무너져 보이거나 걸을 때 발이 안쪽으로 향하는 경우, 다리가 휘어 보이거나 양쪽 어깨 높이가 다른 경우 등이 대표적입니다. 그러나 성장기 아이의 근골격계는 성인과 달리 아직 완성되지 않은 상태입니다. 따라서 겉으로 보이는 모양만으로 이상이 있다고 판단하기보다는 나이와 성장 단계를 고려하고, 통증이나 불편감이 있는지, 좌우 불균형인지, 기능적 이상이 동반되는지를 함께 살펴봐야 합니다.
성장기 아동은 연령에 따라 다리와 발의 모양이 달라집니다. 영유아기에는 다리가 O자형으로 보이는 경우가 흔합니다. 이는 생리학적 O자형 다리로 볼 수 있으며, 성장하면서 점차 일자형에 가까워지고 이후 X자형 다리 모양을 거쳐 학령기 무렵에는 성인과 비슷한 다리 정렬로 변화합니다.
따라서 영유아기 아동에게 O자형이나 X자형 다리가 나타난다고 해서 즉시 교정 치료가 필요한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한쪽 다리만 휘어 좌우 비대칭이거나 성장하면서 정상적인 다리 모양으로 변화하지 않고 변형이 심해지면 치료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 특히 어린 나이부터 다리가 점점 심하게 휘는 경우에는 블라운트병이나 구루병, 골격이형성증 등 치료적 개입이 필요한 질환을 감별해야 합니다.
평발과 안짱걸음, 모양보다 증상이 중요
발도 다리와 마찬가지로 연령을 고려해 살펴봐야 합니다. 영유아의 발은 발바닥 지방층이 두껍고 아치가 충분히 형성되지 않아 대부분 평발처럼 보입니다. 발의 아치는 성장하면서 발달하며, 통증이나 불편감이 없는 유연성 평발은 상당수에서 특별한 치료 없이 지켜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통증이 있거나 운동 능력이 떨어지는 경우, 쉽게 피로해하거나 발이 뻣뻣한 경우, 발목 움직임에 제한이 있는 경우에는 진료를 받아야 합니다. 원인과 증상에 따라 깔창과 같은 보조기를 적용하거나 적절한 신발을 선택하면 증상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아이의 발끝이 안쪽을 향하는 안짱걸음도 부모님이 많이 걱정하는 증상입니다. 원인은 크게 발 자체의 문제, 종아리뼈의 내회전, 허벅지뼈의 내회전으로 나누어 확인합니다. 걸음마를 시작하는 아이에게는 종아리뼈의 내회전이 흔하며, W자로 앉는 습관이 있는 아이에게 더욱 두드러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안짱걸음이 보인다는 이유만으로 바로 교정 치료를 시행하기보다는 원인을 확인하고 안짱걸음을 유발하는 습관을 교정해 주어야 합니다. 다만 한쪽 다리에서만 안짱걸음이 나타나거나 정도가 점점 심해지는 경우, 걷다가 자주 넘어지는 경우에는 전문의에게 진료를 받고 치료적 개입 여부를 판단해야 합니다.
어깨 높이가 다르다면 척추도 확인
척추측만증은 성장기, 특히 사춘기 전후의 급성장기에 발견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통증을 동반하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우연히 발견하거나 학교 검진 과정에서 확인돼 병원을 찾기도 합니다. 아이를 바로 세운 상태에서 양쪽 어깨와 날개뼈, 골반의 높이가 다른지 살펴볼 수 있습니다. 허리를 앞으로 숙였을 때 한쪽 등이 더 튀어나와 보이는 경우에도 척추측만증을 의심해 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소견이 관찰되면 병원을 찾아 진료와 필요한 검사를 받는 것이 좋습니다.
척추측만증은 척추 방사선 영상 검사를 통해 코브 각(Cobb angle), 즉 척추가 휘어진 정도를 측정해 진단합니다. 아동의 연령과 남은 성장 기간, 코브 각의 크기와 진행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치료 방법을 결정합니다.
휘어진 정도가 심하지 않다면 정기적으로 경과를 관찰합니다. 20도 이상 휘어짐이 관찰되는 경우에는 성장이 남아 있는 아동에게 보조기 치료를 고려할 수 있습니다. 보조기 치료를 하면 척추측만증의 악화를 예방하고 휘어짐을 완화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성장 가능성이 남아 있어야 보조기 치료를 고려할 수 있으므로 진단 시점도 중요합니다. 드물지만 휘어짐이 40~50도 이상이고 심폐 기능 이상이나 통증이 동반되는 경우에는 수술적 치료를 고려하기도 합니다.
정상적인 성장과 치료가 필요한 신호의 구분
성장기 아이의 근골격계 문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정상적인 성장 변화를 치료가 필요한 질환으로 오해하지 않는 것과, 반대로 치료적 개입이 필요한 질환의 신호를 단순한 성장 과정으로 넘기지 않는 것입니다.
일상생활에서는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컴퓨터를 사용할 때 편안하고 바른 자세를 유지하도록 합니다. 한 자세로 오래 있지 않도록 하고 최소 1시간에 한 번씩 5분 정도 가볍게 스트레칭하거나 걷는 것이 좋습니다. 책상과 의자는 아이의 신체 크기에 맞게 조절하고, 가방은 한쪽 어깨에만 메지 말고 양쪽 어깨끈을 사용하도록 합니다.
진료를 받아야 하는 신호
① 좌우가 다릅니다
한쪽 다리만 유독 휘거나 한쪽에서만 안짱걸음이 나타납니다.
② 점점 심해집니다
성장하면서 다리 변형이나 걸음걸이 이상이 심해집니다.
③ 통증이나 피로감이 있습니다
발이나 다리가 아프거나 쉽게 피로하고 활동량이 줄어듭니다.
④ 움직임에 문제가 있습니다
발목 움직임이 제한되거나 걷다가 자주 넘어집니다.
⑤ 척추 비대칭이 보입니다
양쪽 어깨·날개뼈·골반 높이가 다르거나 허리를 숙였을 때
한쪽 등이 튀어나와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