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혈관질환 예방의 첫걸음
고지혈증 관리
고지혈증은 의학용어로는 이상지질혈증이라고 합니다. 흔히 죽상동맥경화증의 악화에 연관된 총콜레스테롤·저밀도(LDL) 콜레스테롤·중성지방의 혈중 농도 상승 또는 고밀도(HDL) 콜레스테롤 혈중 농도의 감소를 말합니다. 고지혈증을 진단하기 위해서는 일반적으로 12시간 금식 후 검사가 권고됩니다.
글 내분비내과 유지홍 교수
고지혈증은 죽상경화증과 심혈관질환의 발생 및 진행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습니다. 우리나라 성인의 대표적인 사망원인 중 심장질환이나 뇌혈관질환은 죽상동맥경화증과 깊은 관련이 있습니다. 따라서 혈중 콜레스테롤을 낮추고 지질대사를 조절하는 치료들은 죽상경화 심혈관질환 예방에 효과적입니다. 한국인 대상 연구에서도 심혈관질환의 주요 위험요인이 고혈압, 흡연, 이상지질혈증, 당뇨병 등으로 다른 나라에서 밝혀진 위험요인과 같습니다. 최근 당뇨병과 이상지질혈증의 유병률이 증가하고 있으며, 특히 고콜레스테롤혈증 유병률의 증가가 뚜렷한 추세이기 때문에 고지혈증 관리가 심혈관질환 예방에 매우 중요합니다.
고지혈증의 예방법
고지혈증의 원인은 유전을 포함한 일차질환과 이차질환으로 나뉘며, 매우 복잡합니다. 우리나라 국가검진에서 이상지질혈증에 대한 평가를 기본 검진 항목으로 제공하지만, 고지혈증에 관한 관심은 고혈압, 당뇨병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부족하고 질병으로 보지 않는 경향이 있습니다. 고지혈증 치료에는 치료적 생활습관 개선과 약물치료가 있습니다.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도에 따라 일차적인 치료 목표인 저밀도(LDL) 콜레스테롤의 조절 강도를 결정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고지혈증은 식이조절, 운동, 체중조절 등 다양한 생활습관의 개선을 통한 노력으로 어느 정도 예방 및 개선이 가능합니다. 포화지방 섭취와 트랜스지방 섭취 제한이 중요하며 포화지방 대신 다가불포화지방을 적정하게 섭취하는 것이 강조됩니다. 다가불포화지방은 오메가-3, 오메가-6 지방산이 대표적입니다. 오메가-3 지방산은 호두, 카놀라유, 고지방 생선인 청어·연어·고등어 등에 많이 함유되어 있고, 오메가-6 지방산은 콩기름, 옥수수유, 포도씨유 등에 많이 함유되어 있습니다. 육체 활동은 최소한 중등도 이상의 운동을 추천하며, 주당 150분 이상 숨이 약간 가쁘고 대화는 가능하지만 노래를 부르기 어려운 정도의 운동을 말합니다. 과도한 알코올 섭취는 중성지방수치를 높이므로 주의해야 하며, 하루 1~2잔 이내로 섭취하되 가급적 금주를 권고합니다. 이러한 치료적 생활습관개선으로도 수주 또는 수개월 이내 치료 목표에 도달하지 못하면 약물치료를 고려해야 합니다. 고위험군이나 초고위험군에서는 즉각적인 약물치료와 함께 생활습관 개선을 동시에 시행해야 합니다.
이차적인 원인으로는 당뇨병, 갑상선기능저하증, 폐쇄간질환, 만성신부전, 스테로이드 등과 같은 약물에 의해서도 고지혈증이 발생할 수 있어 이러한 질환을 앓고 있거나 약물을 복용하는 분들은 정기적으로 콜레스테롤 수치를 확인해야 합니다.
갱년기 이후 고지혈증 증가 주의
대사증후군은 내당능장애, 이상지질혈증, 인슐린저항성, 고혈압, 복부비만 등 심혈관계질환의 위험인자가 군집되어 나타나는 증후군을 말합니다. 폐경 후 여성에서 체내지방 분포의 변화가 나타나고 복부비만 발생이 증가해 대사증후군의 위험성이 높아진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의 감소 역시 저밀도(LDL) 콜레스테롤 대사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폐경 후 여성은 여성호르몬 보충 요법이 이상지질혈증 개선에 도움을 줄 수는 있지만 여성호르몬 보충에 따른 득과 실을 잘 확인하여 치료해야 하므로 고지혈증 예방과 치료에 우선적으로 권고되지는 않습니다. 따라서 고지혈증 예방법으로 꾸준한 생활습관 개선이 갱년기 후 여성에서도 반드시 필요합니다.
고지혈증약과 당뇨병
고지혈증 1차 치료제로 사용되는 약은 스타틴으로, 간에서 콜레스테롤 합성을 줄이는 기전으로 치료합니다. 현재 다양한 성분과 용량의 스타틴이 나와 있으며 중요한 치료제로 사용됩니다. 가장 흔한 부작용으로는 소화장애, 속쓰림, 복통 등이 4% 정도로 나타나며, 간 독성, 근육 독성은 드물게 발생합니다. 스타틴은 당뇨병의 신규 발생을 증가시킨다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당뇨병 신규 발생은 고령이거나 스타틴 복용 전 당뇨병 전단계였던 사람들에서 흔히 일어나며, 고용량의 스타틴을 장기간 사용한 사람에서 발생 가능성이 더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저용량 또는 중간 강도의 스타틴을 복용한 사람에서는 스타틴을 복용하지 않는 사람과 비교했을 때 연간 0.1% 더 높은 빈도로 당뇨병이 신규 발생하고, 고용량·고강도 스타틴 복용군에서는 연간 0.3% 더 높은 발생률을 보였습니다. 하지만 심혈관질환 발생 고위험군에서 스타틴의 복용은 당뇨병의 신규 발생으로 인한 위험보다는 심혈관질환 발생에 대한 예방 효과가 훨씬 큽니다. 따라서 스타틴 복용 후 당뇨병이 발생한 경우라도 스타틴 복용을 중단하기보다는 운동, 체중조절, 금연 등 생활습관 교정을 진행하며 스타틴 복용을 유지하는 것이 심혈관질환 예방에 도움이 됩니다.
한국인의 이상지질혈증 진단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