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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만도 병'이라는
인식 전환이 필수

비만은 단순히 살이 많이 쪘다는 것을 넘어 건강에 심각한 영향을 초래한다.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통풍 등 만성질환과 암 발생 위험을 높인다는 연구 결과도 많이 보고되고 있으며, 수면무호흡증, 관절염, 우울증 등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리는 질환들과도 연관이 있다. 비만을 외모의 문제를 넘어 건강한 삶을 위한 필수 관리 요소로 엄중하게 바라봐야 하는 이유다.

정리 편집실 사진 송인호

가정의학과 문한빛 교수

진료 분야
비만클리닉, 비만대사수술관리

진료 시간
: 오후 : 오후

체중조절에 도움이 되는 약, 믿어도 될까?

비만을 예방하고 치료하는 데 가장 중요한 방법은 적정 체중을 유지하거나 과도한 체중을 감량하는 것이다. 체중을 감량하려면 식단 관리와 운동을 병행해야 한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지만, 실천이 어려워 체중조절에 도움을 주는 약을 찾는 이들이 크게 늘고 있다. 시중에는 종류를 헤아리기 어려울 만큼 다양한 약이 판매되고 있는데, 복용하기 전에 과연 실제 도움이 되는지 확인해야 한다.

“체지방 감소에 효과가 있다는 약들이 우후죽순으로 쏟아져 나오고, 많은 건강보조식품이 등장하고 있는 추세입니다. 진료 때도 많이들 물어보시는데, 식약처 식품안전나라를 참고해 고시형 기능성 원료인 가르시니아, 카테킨 등을 말씀드리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사실은 건강기능식품과 전문의약품은 엄연히 다르다는 점입니다. 건강기능식품은 체중조절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수준이며 개인차가 매우 큽니다. 반면 전문의약품은 임상시험을 거쳐 효과와 안전성이 입증된 것들입니다.”

문한빛 교수는 최근 인터넷에서 의약품을 구매하는 사례가 많은데, 특히 식욕억제제나 이뇨제 성분이 들어간 제품들은 심각한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고 경고한다. 또한 개인 수입 형태로 들어오는 해외 제품들은 국내 안전기준을 거치지 않아 위험할 수 있으니 반드시 정식허가를 받은 제품을 선택할 것을 당부한다.

비만 치료 보조요법,
‘위고비’ 제대로 바라보기

체중감소를 돕는 보조요법 위고비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체중감량에 도움을 받았다는 유명인의 경험담을 비롯해 각종 정보가 쏟아지고 있는 만큼 위고비의 올바른 사용법을 제대로 알아봐야 한다.

“위고비는 우리 몸의 글루카곤유사펩타이드-1(GLP-1) 호르몬과 비슷하게 작용하는 약물로, 포만감을 증진하고 식욕을 억제하며 위에서 음식이 천천히 비워지도록 돕습니다. 또 혈당을 조절하는 인슐린 분비를 도와주기 때문에 체중감량과 혈당관리에 효과가 있습니다. 이런 작용들이 함께 이루어져 자연스럽게 식사량을 줄이고 체중을 줄이는 데 도움을 줍니다.”

여기서 중요한 사실은 위고비는 단순한 체중감량 목적이 아니라 의학적으로 치료가 필요한 비만 환자를 위한 약이라는 점이다. 체질량지수 30 이상이거나, 27 이상이면서 당뇨병 전 단계, 고혈압, 이상지질혈증, 폐쇄성수면무호흡증, 심혈관질환 등 체중 관련 동반 질환이 있는 경우에만 처방이 가능하다. 갑상선수질암, 다발성 내분비선종증 2형 환자나 과거력 혹은 가족력이 있는 경우와 임신 중이거나 수유 중인 산모는 위고비를 사용할 수 없다. 문한빛 교수는 체질량지수가 낮은 사람이 단순히 다이어트를 목적으로 남용하는 것이 현실이라 지적하고, 위고비 사용 시에는 반드시 전문가의 정기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위고비 치료 기간에 체계적인 영양상담과 운동습관을 병행한 환자들은 중단 후에도 체중 유지율이 훨씬 높게 나타납니다. 따라서 약물치료와 함께 식사일기 작성, 규칙적인 운동, 건강한 수면, 스트레스 관리 등 생활습관 개선을 반드시 병행하는 것이 좋습니다. 약에만 의존하여 체중을 감량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을 돌보는 좋은 생활습관을 하나씩 만들어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하면 좋겠습니다.”

적정 체중 관리는 비만 예방의 첫걸음

자신이 목표하는 체중감량을 이루려면 칼로리 섭취량을 줄이는 것이 필수적이다. 1주일에 0.5~1kg을 감량하려면 하루에 500~1,000kcal의 에너지 섭취를 줄이는 것이 장기간의 체중 관리에 적합하며, 신체 활동 증가가 동반될 때 효과가 크게 나타난다. 비만 예방을 위해서는 적정 체중 유지와 더불어 복부둘레도 중요하다. 특히 복부비만은 내장지방과 밀접한 관련이 있어 더욱 위험하다. 내장지방은 단순히 저장되어 있는 지방이 아니라 염증성 물질과 호르몬을 분비해 인슐린 저항성을 유발하고, 혈관 건강을 악화한다. 허리둘레가 남성은 90cm 이상, 여성은 85cm이상일 때 복부비만으로 진단하며, 이는 대사증후군의 핵심 지표 중 하나다.

주요 대사질환을 일으키는 비만을 예방하려면 생활습관 개선이 우선되어야 한다. 문한빛 교수는 지금 당장 실천 가능한 작은 변화부터 시작해볼 것을 권한다.

“세끼를 규칙적으로 드시되, 끼니마다 단백질을 포함하는 것이 좋습니다. 단백질은 포만감을 오래 유지해주고 근육량 보존에도 도움이 됩니다. 식사 전 물 한 컵을 마시고 천천히 씹어서 드시면 자연스럽게 식사량이 줄어듭니다. 또 무리하게 고강도 운동을 하다가 금세 흥미를 잃고 끝내기보다 자신의 체력에 맞는 운동을 지속적으로 하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운동 초보자라면 일주일 3회 30분씩 걷기, 계단오르기, 근력운동 등을 추가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특히 근력운동은 기초대사량을 높여 체중감량과 적정 체중 유지에 매우 효과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