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릎 인공관절수술,
언제 하는 것이 좋을까?
나이가 들면서 경험하는 무릎 통증은 단순한 노화의 부산물로 여기기 쉽지만, 실제로는 퇴행성관절염이라는 의학적 문제일 수 있습니다. 평소 무릎에 느껴지는 불편함이 점차 심해져 계단을 오르내리거나 앉은 자세에서 일어나기, 오래 걷기 등 일상에서 큰 제약으로 다가온다면 이는 단순한 통증을 넘어 제대로 된 관리와 치료가 필요하다는 신호입니다. 특히 중장년층 이상에서 흔히 발생하는 퇴행성관절염은 처음에는 가벼운 통증과 뻣뻣함으로 시작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관절의 연골판이 손상되고 연골이 서서히 닳아 없어지면서 통증과 염증, 관절 기능 저하로 이어집니다.
글 정형외과 홍기범 교수
퇴행성관절염의 증상
퇴행성관절염의 진행 단계는 X-ray 등 방사선학적인 소견에 따라 1~4기로 구분하지만 병기와 통증의 정도가 일치하는 것은 아닙니다. 일반적으로 수개월을 주기로 호전과 악화를 반복하며 점차 나빠지는 경과를 보입니다. 보통 초기에는 활동 중 일시적 불편함이나 가벼운 뻣뻣함을 느끼는 정도에 머무릅니다. 중기로 접어들면 연골 손상이 점차 심해져, 움직임에 따라 통증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무릎의 안정성이 떨어지게 됩니다. 말기에는 관절연골이 거의 소실되어 뼈와 뼈가 직접 마찰하면서 심한 통증과 함께 기본적인 일상생활조차 힘들어지는 단계에 이릅니다. 이처럼 진행 단계와 시기에 따라 증상의 강도와 불편함이 다르기 때문에, 초기부터 진단과 치료에 관심을 가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치료방법은 크게 비수술적 치료와 수술적 치료로 나뉩니다. 비수술적·보존적 치료 방법 중 하나로는 체중 관리와 규칙적인 재활운동이 있으며, 이는 관절에 가해지는 부담을 줄여 통증의 심화를 방지합니다. 또한 다양한 약물치료와 주사치료가 병행됩니다. 대표적인 주사치료로는 관절 내 연골주사(히알루론산) 또는 DNA주사(폴리뉴클레오타이드), 염증을 빠르게 완화하는 스테로이드 주사, 최근 주목받고 있는 자가혈(Platelet-Rich Plasma, PRP)주사가 있습니다. 히알루론산 주사는 관절 내 윤활을 도와 마찰을 줄여주며, 스테로이드는 염증 억제에 효과적이나 반복 사용은 주의해야 합니다. 자가혈 주사는 환자 본인의 혈액을 이용해 손상된 조직의 회복을 촉진하는 방식으로, 아직은 보편적인 치료법은 아니지만 점차 임상 현장에서 효과를 인정받고 있습니다.
인공관절수술의 고려
보존적 치료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이고 심한 통증이 일상 생활의 질을 크게 떨어뜨린다면 인공관절수술을 고려해볼 수 있습니다. 인공관절수술은 손상된 무릎관절 부분을 제거하고, 금속과 폴리에틸렌 플라스틱으로 만든 관절로 대체하는 방법으로, 수술 후 통증이 크게 줄고 관절기능이 회복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인공관절수술은 관절연골 손상이 극심해져 뼈와 뼈가 직접 접촉하는 상태이거나, 일상생활에 큰 제약을 초래할 정도의 통증이 지속될 때 권유합니다. 이때 수술 여부는 환자의 연령, 전반적인 건강상태, 통증의 정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결정되며, 전문의와 충분히 상담해 최적의 치료 방법을 모색해야 합니다.
최근 의료 기술의 발전으로 인공관절수술은 과거에 비해 안전성과 효과 면에서 크게 향상되었습니다. 최소침습 수술법이 도입되면서 수술 시 흉터가 최소화되기도 했고, 회복 기간도 단축되어 환자들이 빠르게 일상으로 복귀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통상적으로 수술 후 입원 기간은 3~7일 정도이며, 수술 직후부터 보행 보조기를 활용한 보행과 재활치료를 통해 점진적으로 체력과 관절 기능을 회복할 수 있습니다. 전반적인 회복 기간은 6주에서 3개월 정도로 개인차가 있으므로, 꾸준한 재활운동과 정기적인 의료 상담이 필수적입니다.
일상 회복을 위한 선택
무릎 통증은 결코 가볍게 넘겨서는 안 되는 신호입니다. 통증은 몸이 보내는 가장 직접적인 경고이며, 관절 건강이 서서히 손상되고 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첫 징후일 수 있습니다. ‘나이가 들면 당연히 아플 수 있다’는 생각으로 방치하면 병은 조용히 깊어져 결국 일상생활이 크게 제한될 수 있습니다. 통증이 반복되거나 일상생활에서 무릎이 불편하다는 느낌이 지속된다면 가능한 한 이른 시점에 전문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좋습니다. 조기에 발견하고 관리하면 수술 없이도 충분히 좋은 예후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무릎은 우리 삶의 보폭을 결정하는 중요한 관절입니다. 자칫 간과하기 쉬운 통증이지만, 그 안에는 건강과 삶의 질을 지켜내야 할 중요한 메시지가 담겨 있습니다. 인공관절수술 또한 마지막 수단이 아닌, 일상 회복을 위한 선택이 될 수 있으며, 그 선택 이전에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생각보다 많습니다. 나이 때문이라 가볍게 여기지 말고, 더 오래 건강한 일상을 영위하기 위해서 무릎의 소리에 귀 기울여야 합니다. 당신의 걸음을 지키는 가장 좋은 방법은, 지금 그 불편함을 외면하지 않는 데서 시작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