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view 2

소아청소년과 윤신원 교수

진료분야
(신생아과) 신생아 질환, 권역모자의료센터, 희망둥이성장발달클리닉

진료시간
: 오전 : 오전

소아외과 전호종 교수

진료분야
(소아외과) 소아외과적 선천성질환·종양·급성질환, 소아항문질환, 소아·성인 탈장, 위루관수술·관리, 피하종양, 일반외과질환, 복강경&로봇수술

진료시간
: 오전 : 오전 : 오후

550g의 작은 생명을 지켜낸
6개월의 여정

태어날 때 체중이 550g에 불과했던 초극소저체중출생아가 일산병원 신생아집중치료실(NICU)에서 집중치료를 받고 3.9kg으로 건강하게 성장해 부모품으로 돌아갔다. 복합적인 질환을 동반하고 있었던 연약한 어린 생명의 치료를 위해 신생아과를 중심으로 소아심장과, 소아외과, 안과, 소아재활의학과 등 관련 진료과 간 긴밀한 협진 체계를 구축하고 장기간에 걸쳐 집중치료를 시행했다. 의료진의 헌신적인 치료와 세심한 배려가 돋보였던 지난 6개월간의 대장정을 돌아보았다.

정리 편집실 사진 송인호

작고 연약한 생명을 살리기 위한 모두의 노력

초극소저체중출생아는 출생 시 체중이 1,000g 미만인 신생아를 의미하며, 극도로 미숙한 상태로 태어나 생존과 치료가 매우 어렵다. 이 아기는 양수 조기 파수 및 부당경량아(주수에 비해 저체중)로, 임신 24주 3일 차에 550g으로 태어나 출생 직후부터 폐발육 미숙으로 자가호흡이 어려운 상태였다. 또한 기관지폐형성부전, 동맥관개존증, 소장폐쇄증, 괴사성장염, 패혈증, 미숙아망막병증 등 여러 합병증이 동반된 상황이었다.

“산모는 조기에 양수가 파수돼 지역 산부인과병원에서 일산병원으로 전원됐고, 자궁수축억제제 등 보존적 치료를 했으나 양수량이 지속적으로 감소해 제왕절개 분만을 진행했습니다. 분만장에서 출생 후 신생아 소생술이 필요해 기도삽관과 폐성숙을 위한 계면활성제를 투여해 NICU로 입실했습니다.”

소아청소년과 윤신원 교수를 비롯한 NICU 의료진의 아기를 살리기 위한 ‘사투’는 이제부터 시작이었다. 1월 24일부터 4월 17일까지 거의 3개월에 걸쳐 기관삽관 제거 후 비침습적 호흡기(고유량산소요법) 치료, 만성폐질환에 대한 약물치료를 시행해 생후 149일이 되던 6월 21일에 이르러서야 산소공급을 중단했다. 또한 심혈관 동맥관계존증으로 세 차례 약물치료를 시도한 끝에 동맥관이 닫혔고, 혈압 승압제를 2주간 투여했다. 특히 소장폐쇄증으로 생후 초기 영양 공급과 배설이 어려운 상황에서 소아외과 전호종 교수는 아기의 체중이 1.3kg에 도달했을 때 소장 절제술과 소장루 형성술을 시행했다. 이후 체중이 3kg에 도달한 시점에 소장루 복원술을 진행하며 두 차례 수술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두 차례의 어려운 수술을 극복하고
건강하게 회복

“신생아과에서 처음 아기 상태를 연락받은 것은 출생 후 약 3주 차가 되던 시기로, 식이와 배변이 원활하지 못하고 복부팽만이 있고 혈변을 보는 상태여서 초음파검사를 했더니 신생아 괴사성장염이 의심됐습니다. 아기 체중이 1kg이 안 되는 상황이어서 적극적으로 수술적 개입이 필요한 상태가 아직 아니라고 판단해 정맥으로 영양을 공급해 체중이 1kg을 넘어가는 시기에 장 조영검사를 실시해 소장폐쇄증이라는 임상진단을 했고, 수술 이외에는 치료 방법이 없다고 판단돼 수술을 진행했습니다.”

1kg을 갓 넘긴 아기의 내부 장기들은 작고 약한 상태였고, 특히 소장은 출생 이후 잘 사용하지 못해 염증과 부종이 있었다. 전호종 교수가 결정한 가장 이상적인 수술의 결과는 소장폐쇄 병변을 제거하고, 소장을 연결하는 한 번의 수술로 아기가 식이하고 배변하는데 문제가 없도록 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당시 상황은 소장 상태가 건강하지 못했고 늘어난 장과 위축된 장의 크기 차이로 연결하는 것이 어려웠다. 따라서 수술을 두 번 이상 하더라도 환아의 안전이 최우선이기에 먼저 소장 주머니를 만들어 식이와 배변이 가능하도록 하고 복강 내를 깨끗하게 정리한 후 1차 수술을 마쳤다.

“아기가 어려운 수술을 잘 이겨내고 회복했지만, 만들어진 장루가 원위부에 있어 먹은 분유가 잘 흡수되지 못하고 장루로 다량 나오는 문제가 생겼습니다. 신생아과에서 정맥영양공급을 시행하는 등 적극적으로 성장시켜준 덕분에 아기는 3개월을 더 성장해 체중 3kg이 됐고, 6월이 되면서 수술실에서 장루복원술을 시행할 수 있었습니다.”

장기 두께가 1cm도 채 되지 않는 작은 아기에게 수술을 시행하는 과정은 모든 절차가 고난도의 연속이었을 터다. 그런 만큼 전호종 교수에게는 두 차례 수술이 안전하게 마무리되고 아기가 건강한 상태로 회복된 것이 뜻깊은 사례로 기억된다. 아울러 아기가 건강 상태로 호전될 수 있었던 것은 신생아과의 적극적인 보살핌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말한다. 신생아과에서 폐질환, 감염, 영양상태 등을 포함한 전신 상태를 안정적으로 관리하며 수술이 가능하도록 기반을 마련했고, 수술 이후에도 통합적인 집중치료를 통해 건강한 회복을 이끌어낼 수 있었기 때문이다.

‘우리 아기’를 위한 한마음

현재 일산병원 NICU에는 24시간 아기들을 지키는 진주현, 김지우, 최다현, 고지윤, 김혜민 등 5명의 소아청소년과 전문의이자 신생아 전담전문의가 있다. 이들의 전문성과 역할 덕분에 일산병원은 고위험 신생아를 전원받아 치료할 수 있는 시스템이 구축돼있다. 이들 외에도 신생아세부전문의 3명, 전담간호사 3명을 포함해 총 35명의 간호사가 NICU를 지키고 있다. 이곳에 입원하는 아기들은 어느 한 부분이나 기관에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라 모든 기관의 문제를 같이 봐야 하기 때문에 협진도 중요하다.

“이 아기를 위해 소아외과, 안과, 소아심장과, 소아영상의학과, 소아내분비, 소아재활의학 등 각 분야의 선생님들이 정말 열심히 치료해주셨습니다. 약제팀도 금식 중인 아기에게 꼭 필요한 총정맥영양을 소수점 둘째 자리까지 처방된 용량에 맞춰 정밀하게 계량해 오랜 시간에 걸쳐 세심하게 조제해주셨습니다.”

윤신원 교수는 신생아와 미숙아는 급격하게 상태가 달라지거나 악화될 수 있기 때문에 아기 상태를 세밀히, 자주 확인하는 것이 치료의 중요한 원칙이라 말한다.

“아기는 말을 할 수 없지만 표정이나 움직임, 피부색으로 자신의 아픔이나 문제를 이야기해요. 아기가 보내는 신호를 놓치지 않도록 계속 관찰하고 문제가 있으면 바로 개입해 치료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에 최전선에서 아기를 간호하는 간호 파트의 의견을 경청해 최선의 치료 방법을 찾도록 같이 상의하고 있습니다.”

짧은 중환자실 면회시간이지만 보호자는 진심을 다해 아기를 관찰하기 때문에 보호자의 말이나 의견도 중요하게 여긴다.

“보호자와 전화 상담을 할 때 마지막 말은 늘 ‘우리 아기 잘 부탁드린다’입니다. 우리 의료진의 첫마디는 ‘우리 아기 오늘은~’이고요. 한마음이 되어 ‘우리 아기’를 같이 치료할 수 있도록 해주신 모둔 분께 감사한 마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