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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상동맥질환,
초기 증상부터 예방까지

우리나라는 이미 고령화사회를 넘어 초고령사회로 빠르게 진입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노인인구에서 흔히 발생하는 심혈관질환 환자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습니다. 특히 관상동맥질환은 사망원인 상위에 속하며, 급성으로 발생할 경우 생명을 위협할 수 있어 각별히 주의해야 합니다.

심장혈관흉부외과 김효현 교수

관상동맥질환의 대표적인 유형

관상동맥질환은 심장근육에 혈액을 공급하는 관상동맥이 좁아지거나 막혀서 발생합니다. 대표적인 질환은 다음과 같습니다.

협심증(Angina pectoris) 관상동맥이 좁아져 혈류 공급이 원활하지 못할 때 나타납니다. 가슴이 조이는 듯한 통증이나 압박감이 특징적이며, 주로 운동이나 스트레스 상황에서 증상이 발생합니다.

심근경색(Myocardial infarction) 관상동맥이 완전히 막히면서 심장근육 일부가 괴사하는 질환입니다. 협심증보다 훨씬 심한 가슴통증이 지속되며, 즉각적인 응급치료를 하지 않으면 심장 기능을 회복하기 어렵고, 심각한 합병증이나 사망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초기 증상과 경고 신호

관상동맥질환은 조기 대응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흔히 경험하는 증상은 다음과 같습니다.

· 가슴을 짓누르거나 쥐어짜는 듯한 통증

· 목, 어깨, 팔, 등으로 뻗치는 방사통

· 숨이 차거나 호흡곤란

· 식은땀, 구역, 어지럼증

특히 당뇨병환자나 고령 환자는 전형적인 가슴통증 없이 단순 피로, 소화불량, 호흡곤란만 나타나기도 하므로 더욱 주의해야 합니다.

관상동맥질환과 연관된 만성질환

관상동맥질환은 대부분의 경우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같은 만성질환과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이들 질환은 혈관을 손상하고 동맥경화를 가속화하여 관상동맥을 좁히는 원인이 됩니다. 또한 흡연, 비만, 만성 신장질환도 중요한 위험 요인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따라서 단순히 심장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신적인 대사질환 관리가 곧 심장질환 예방으로 이어집니다.

관상동맥우회술의 역할과 의의

관상동맥우회술(CABG)은 막히거나 좁아진 관상동맥을 새로운 혈관으로 우회해 심장근육에 혈액을 공급하는 수술입니다. 환자 자신의 내흉동맥(흉부 안쪽 혈관), 요골동맥(팔의 동맥), 복재정맥(다리의 정맥) 등을 이용해 막힌 관상동맥 대신 연결합니다. 이로써 심장에 안정적으로 혈류를 공급할 수 있으며, 협심증이나 심근경색 같은 증상을 근본적으로 개선할 수 있습니다.

이 수술은 주로 다음과 같은 경우에 시행됩니다.

· 여러 혈관이 동시에 좁아진 다혈관질환 환자

· 좌주간부(Left main coronary artery)처럼 중요한 혈관이 막힌 경우

· 스텐트 삽입술로는 해결이 어렵거나, 재협착이 반복되는 경우

· 당뇨병을 동반한 심한 관상동맥질환 환자

관상동맥우회술의 가장 큰 장점은 장기적인 생존율 개선과 재발 위험 감소입니다. 스텐트 삽입술이 단기적으로는 간단해 보일 수 있으나, 시간이 지나면서 다시 막히는 경우가 있습니다. 반면, 관상동맥우회술은 장기간 혈류 공급을 보장하므로 특히 당뇨병환자나 중증 환자에게 효과적입니다.

최근에는 수술 기술이 발전해 예전보다 훨씬 안전하고 회복 속도도 빨라졌습니다. 전통적인 방식은 심폐기계를 사용하여 심장을 멈춘 뒤 시행했지만, 요즘은 심장을 뛰게 둔 채로 시행하는 무심폐기 관상동맥우회술(Off-pump CABG)도 널리 활용됩니다. 이는 고령 환자나 동반 질환이 많은 환자에서 수술 위험을 줄이는 데 유리합니다.

또한 최소 절개로 흉골을 완전히 열지 않고 시행하는 ‘최소침습 관상동맥우회술(Minimally Invasive Direct CABG, MIDCAB)’도 일부 환자에게 적용해 회복과 미용적 측면에서 장점이 있습니다.

수술 후에는 일정 기간 회복과 재활이 필요하지만, 대부분의 환자는 이전보다 훨씬 편안하게 걷거나 활동할 수 있게 됩니다. 또한 약물치료와 생활습관 교정을 병행하면 10년 이상 좋은 심장 기능을 유지하는 경우도 흔합니다.

요약하면, 관상동맥우회술은 단순히 막힌 혈관을 뚫는 치료가 아니라, 심장에 새로운 혈류 통로를 만들어주는 근본적이고 장기적인 치료 방법입니다. 중증 관상동맥질환 환자에게 생명을 지키는 최선의 수단으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예방을 위한 생활 수칙

관상동맥질환은 철저한 생활습관 관리로 상당 부분 예방할 수 있습니다. 다음과 같은 일상 수칙을 실천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균형 잡힌 식습관

채소, 생선, 통곡물 위주의 식단을 유지하고, 포화지방과 나트륨 섭취를 줄입니다.

규칙적인 운동

일주일에 최소 150분 이상, 빠르게 걷기 같은 유산소운동을 꾸준히 합니다.

금연과 절주

흡연은 혈관을 손상하는 가장 강력한 위험 요인이므로 반드시 금연해야 합니다.

체중과 혈압 관리

적정 체중을 유지하고, 정기적으로 혈압·혈당·콜레스테롤을 검사해 조기에 이상을 발견해야 합니다.

스트레스 조절

충분한 수면과 명상, 여가 활동 등을 통해 심리적 안정을 찾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관상동맥질환은 ‘나이가 들면 생기는 병’이 아니라, 생활습관과 만성질환 관리 여부에 따라 발생 시기와 중증도가 달라집니다. 조기 증상에 대한 관심과 적극적인 예방 관리가 심장을 지키는 가장 좋은 방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