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view 1

우리 아이가
건강하게 성장하는 여정의
든든한 길동무

예쁘게 장식된 케이크에 탄산음료를 곁들인 다음 후식으로 설탕 범벅 탕후루를 즐겨 먹는 아이들. 요즘 10대 아이들의 놀이문화 패턴이다. 대한비만학회소아청소년위원회는 이를 소아청소년 비만의 외부적 요인으로 지적하고, 비만을 질병으로 인식하지 않는 사회적 분위기에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소아비만은 성인기로 이어지고 각종 대사성질환을 야기하는 만큼 적극적으로 치료해야 한다.

정리 편집실 사진 송인호

소아내분비과 정인혁 교수

진료 분야 소아내분비, 성장비만클리닉

진료 시간 월: 오전 / 화: 오후 / 수: 오전, 오후 / 목: 오전

세 살 비만 여든까지 간다!

소아청소년 비만이 눈에 띄게 늘어나면서 이로 인한 2형 당뇨병 등 합병증이 급증하는 추세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발표한 ‘최근 5년(2017~2021년) 영양결핍 및 비만 진료현황 분석’에 따르면, 비만으로 병원 진료를 받은 소아청소년은 2017년 2,241명에서 2021년 7,559명으로 2017년 대비 2.3배의 증가 추세를 보였다. 전국 초중고등학교 학생건강체력평가제(PAPS) 결과에서도 3년간 남녀 학생을 합산한 비만도(체질량지수, BMI)가 2018년 평균 21.475에서 2020년 22.175로 약 3.3% 늘었다. 이처럼 여러 지표에서 알 수 있듯이 아이들의 건강에 적신호가 켜졌다. 특히 소아청소년 비만은 당뇨병, 이상지질혈증, 지방간, 고혈압, 동맥경화, 심근경색, 뇌출혈 등 성인병이 조기에 나타날 수 있어 소아청소년 시기에 적극적인 관리와 치료가 필요하다. 일산병원 소아청소년과에서 소아내분비질환을 담당하는 정인혁 교수는 최근 소아비만으로 내원하는 환자가 늘고 있어 그 심각성을 체감하고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고 말한다.

“대표적인 소아내분비질환으로 성조숙증, 당뇨, 갑상선기능이상, 성장호르몬 결핍증 등을 들 수 있는데, 최근에는 비만 환자가 급증하면서 비만과 연관된 성조숙증, 당뇨 환자가 늘고 있습니다. 아이들은 감기나 장염으로 병원을 찾더라도 대부분 1~2주 내에 다시 원상태를 회복합니다. 하지만 내분비질환으로 진단받으면 치료하는 데 기본적으로 몇 년이 걸립니다. 비만은 소리 소문 없이 시작돼 서서히 진행되다가 안 좋은 상황이 몸으로 드러나고 나서야 비로소 병원을 찾게 만듭니다. 이미 오랫동안 앓았던 병이니 아무리 아이들이라 하더라도 감기나 장염처럼 금세 좋아질 수 없어요.”

소아청소년기부터 오랜 기간 환자 상태로 지내야 하는 사실이 너무 안타깝다는 정인혁 교수는 소아청소년 연령의 질병 현황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한다.

아이들 관리는 올바른 지식과
주변의 도움으로부터

비만은 단순히 체중이 많이 나가는 상태가 아니라 우리 몸에 체지방이 과도하게 축적된 상태로, 체형상의 문제가 아닌 질병 차원의 문제다. 아이들은 성인에 비해 비만에 대한 올바른 지식이 부족하고, 스스로 체중관리에 대한 의지를 보이더라도 주변 환경이 실천을 어렵게 한다. 따라서 올바른 건강 상식을 얻을 수 있는 교육 기회가 마련되어야 하고, 가족과 주변 사람들에게 도움을 받아 적절한 관리가 이루어져야 한다.

“소아비만은 체질량지수를 기준으로 진단하며 성별, 나이별로 85~94백분위를 과체중으로, 95백분위 이상을 비만으로 정의합니다. 비만 치료는 크게 생활습관 변화와 약물치료, 수술로 나뉩니다. 소아비만의 주된 치료 방법은 생활습관 변화인데, 지키기가 참 어렵습니다. 정제당 섭취를 줄이는 것이 소아 체중조절에서 핵심인데, 우리 아이들은 여기에 너무 쉽게 노출된다는 것이 문제예요.”

일산병원 소아내분비과에서는 균형 잡힌 식단과 운동을 최선의 관리법으로 추천하지만,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경우에는 식사 조절을 도와줄 수 있는 방법으로 약물치료를 병행하고, 그래도 안 될 경우 16세 이상이면 수술을 고려한다.

정인혁 교수는 또 보호자가 세심하게 지켜봐야 할 소아내분비질환으로 갑상선 기능 이상을 꼽는다. 이는 성장을 방해할 수 있고, 불안, 우울 증세와도 관련 있는 질환이다. 최근 사회적으로 큰 스트레스에 노출되기 쉬운 아이들이 불안, 우울 등의 증세를 호소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는데, 사회심리적 문제로 인한 경우가 많지만 일부 소아청소년의 경우 갑상선 기능 이상이 원인이기도 하다.

“갑상선 기능 이상으로 내원한 환자 중에 학생회장을 맡은 아이가 있었습니다. 리더십도 강하고 적극적으로 학교생활을 하고 있었지만, 아이는 정말 죽을 만큼 힘들었을 겁니다. 청소년기라는 에너지로 버틴 거죠.”

약물치료를 받으며 이제 좀 살 것 같다고 말하는 아이를 보면서 정인혁 교수는 소아청소년기를 아무리 아파도 하룻밤만 자고 일어나면 금세 털고 일어나는 혈기왕성한 사춘기로만 볼 것이 아니라 연령대에 맞는 세심한 관리와 관심이 필요한 시기임을 인식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소아비만,
이제는 사회 전체가 함께 고민할 때

소아청소년과를 찾는 아이들이나 학부모가 각별하게 신경 쓰는 부분이 키다. 혹시나 성조숙증으로 성장판이 일찍 닫혀 키가 크지 않을까 염려하는 경우가 많은데, 성조숙증은 여러 가지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나타난다. 그중 한 가지 중요한 요소가 부모님의 사춘기 시기이다. 사춘기가 빨랐던 가족력이 있는 아이는 사춘기가 빨리 올 가능성이 높으며, 적절한 시기에 가슴 발달 혹은 고환 발달이 있는지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성조숙증의 또 다른 원인은 비만이다. 비만한 아이들이 상대적으로 성조숙증에 걸릴 확률이 높아 성장기에 적절한 영양공급을 하는 것은 아이들의 균형 잡힌 성장과 성조숙증 예방에 매우 중요하다. 여자아이의 경우 8세(초등학교 2학년) 이전에 가슴이 발달하거나 남아는 9세(초등학교 3학년) 이전에 고환이 커진다면 사춘기가 너무 빨리 오는 것이 아닌지 의심해야 한다.

소아청소년 비만, 특히 영양과 비만의 연관에 남다른 관심을 갖고 관련 연구에 매진하고 있는 정진혁 교수는 소아비만에 대한 사회적 인식부터 바뀌어야 한다고 말한다.

“소아비만은 단순히 개인의 게으름이나 가정의 무관심 등 개인적인 문제로 인해 발생했다고 하기엔 전 세계적으로 너무나 크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특히 경제적으로 부유한 나라를 필두로 나타나고 있는 이러한 현상은 비만이 개인의 질병이 아니라 사회의 질병임을 보여주는 중요한 증거라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현상을 좀 더 과학적 근거로 공유해서 근본적인 비만 치료를 이끌어내고 싶은 바람이 있습니다.”

소아비만과 관련해 연구하며 성과를 내는 것이 2024년 목표이자 바람이라고 말하는 정인혁 교수. 의미 있는 연구로 소아비만 치료에 앞장서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