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nter

가능한 만큼 가장 좋은 상태로
관리하며 살아갈 수 있도록

염증성장질환클리닉

고혈압이나 당뇨병처럼 완치되는 병은 아니지만 적절하고 지속적인 치료로 증상을 조절하고 병의 경과를 통제하면서 합병증이 오지 않게 관리하는 질환을 만성질환이라고 한다. 염증성 장질환도 나아진 상태와 악화한 상태를 반복하는 경과를 보이는 만성질환이다. 일산병원 염증성장질환클리닉은 전문적인 약물 치료와 수술 치료 이외에도 식생활을 포함한 생활 습관 개선, 임신과 출산 등에 대한 전문적인 상담을 연계하여 환자와 가족이 건강한 삶을 이어갈 수 있도록 최선의 방법을 찾고자 노력한다.

정리 편집실 사진 송인호

궤양성대장염, 크론병, 베체트 장염

염증성장질환은 궤양성대장염과 크론병, 베체트 장염을 통칭한다. 궤양성대장염은 대장에 발생하는 미만성 만성염증이며, 일부 환자는 직장에 국한된 경미한 병변을 보이지만 대장 전체를 침범하여 악화되면 심한 증상으로 힘들어한다. 크론병은 대장뿐 아니라 소장이나 기타 위장관을 모두 침범할 수 있으며, 깊은 궤양, 협착, 누공, 천공, 항문 주위 합병증 등이 발생하여 수술적 치료가 필요한 경우가 많은 질환이다. 베체트병은 구강 점막의 궤양, 피부 질환, 안 질환 등 여러 가지 발진을 일으키는 복잡하고 전신적인 만성질환인데, 장을 침범한 베체트 장염은 소장-대장 경계부에 크고 깊은 궤양을 보이는 경우가 가장 흔하다. 염증성장질환이 발병하는 원인은 분명치 않으며, 따라서 이들 질환을 예방하는 효과적인 방법도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환경적·유전적 요인과 함께 장내세균에 대한 우리 몸의 비정상적인 면역반응 등이 중요한 발병 원인으로 여겨지며, 많은 연구가 진행되어 다양한 치료법이 개발되고 있다. 염증성장질환의 치료에는 메살라진 등 소염제, 스테로이드 호르몬제, 면역억제제 등이 사용된다. 최근에는 생물학제제, 표적치료제 등 다양한 기전의 약이 많이 개발되어 중증 난치성 질환자의 치료 성적과 예후가 과거에 비해 많이 나아졌다. 그렇지만 완전히 나을 수 있는 방법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식생활 변화에 따라 눈에 띄게
증가한 발병률

염증성장질환은 과거에는 서구에 흔한 질환이었고 우리나라에는 많지 않았다. 일산병원 염증성장질환클리닉 조용석 교수는 자신이 전공의 시절을 보내던 30여 년 전만 하더라도 세브란스병원에서 관리하는 염증성장질환 환자를 모두 합쳐도 100여 명밖에 되지 않았다고 말한다. 그러나 지금은 하루에 방문하는 염증성장질환 환자만 100여 명에 가깝다고 한다. 염증성장질환의 발병률과 유병률은 30여 년에 걸쳐서 꾸준히 증가하여 이제는 서구와 비교하여 큰 차이가 없다. 이렇게 염증성장질환이 증가하게 된 이유로 여러 가지를 생각해볼 수 있겠지만 조용석 교수는 서구화된 식생활, 가공식품 섭취율 증가를 가장 큰 요인으로 추정한다.

스스로 음식과 증상의 관계를 살피려는
노력이 필요

만성질환이자 소화기계질환인 만큼 염증성장질환 환자가 가장 궁금해하는 것도 음식에 대한 부분이다. 의료진에게 어떤 음식이 좋은지, 어떤 음식은 피해야 하는지 등을 가장 많이 질문한다. 그에 대해 조용석 교수는, 음식은 특별히 주의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한다. 위장관을 침범하는 질병이지만 모든 환자에서 질병을 악화하는 음식은 없기 때문이다. 다만 식이요법이 중요하지 않은 것은 아니라는 점을 덧붙인다. 충분하고 균형 잡힌 영양소 섭취가 필요하며, 환자에 따라 특정 음식이 증상을 악화하는 경우는 있으므로 환자 스스로 음식과 증상 사이의 관계를 살펴보고 자신에게 안 좋은 영향을 주는 음식은 피해야 한다. 증상이 거의 없는 동안에는 건강한 사람과 다를 바 없는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있고, 또 정상적인 생활을 해야 하며, 증상이 악화하는 시기에는 뭐든지 조심하는 태도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젊은 연령에 발생하고
평생 지속되는 만성질환

염증성장질환은 위장관 질환 중에는 드문 형태인 호전과 악화를 반복하는 만성질환이다. 완치가 어려워 늘 관심을 갖고 지속적으로 관리해야 한다. 염증성장질환은 만성적인 복통, 설사, 혈변 등 여러 증상을 보이며, 젊은 연령에 흔히 발생하고 일단 발병하면 평생 지속된다. 질병으로 인해 직장이나 학교에서의 사회생활에도 영향을 미치며 삶의 질이 떨어지게 된다. 또 장 외 증상으로 피부질환, 안질환, 관절질환 등이 함께 생길 수 있고, 질환이 악화하면 장 절제를 비롯한 수술적 치료도 필요하다. 따라서 염증성장질환 환자의 주 진료과는 소화기내과지만 외과, 소아청소년과 등 여러 진료과와 협력해야 한다. 이에 타 진료과와 협력하며 환자를 관리하기 위해 일산병원은 2020년에 염증성장질환클리닉을 개설했다.

지속 가능한 건강을 위해
타 진료과와 협업하여 통합 치료

일산병원 염증성장질환클리닉은 소화기내과 위주로 진료하면서도 외과, 소아청소년과, 피부과, 안과, 정신건강의학과, 영상의학과, 소화기내시경센터, 외래교육팀, 영양과, 주사실 등과 협력하며, 환우분들의 지속 가능한 건강을 위해 기존의 진단·투약 중심의 진료가 아닌 통합 의료서비스를 제공한다. 조용석 교수를 비롯한 일산병원 염증성장질환클리닉 의료진은 클리닉에서 염증성장질환 환자들을 집중적으로 진료하면서 환자들과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상담과 교육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또 앞으로 외과, 소아청소년과, 영양팀과 더욱더 긴밀하게 협조하기 위한 체계를 만들고 있으며, 나아가 긴 치료 과정에 힘이 될 수 있도록 환자 교육 프로그램 개발, 환우회 조직, 염증성장질환 건강강좌 개설 등을 계획하고 있다.

증상이 없는 상태라도
꾸준한 관리와 정기 검사가
필요한 만성질환임을 꼭 기억해주세요

일산병원 염증성장질환클리닉 조용석 교수

해외 학회에 가보니 염증성장질환을 치료하는 약이 부스의 절반을 채우고 있어 저도 무척 놀랐습니다. 최근 제약회사에서 크게 주목하는 만큼 많은 사람이 치료를 받아야 한다는 뜻일 겁니다. 염증성장질환이 증가하는 원인은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가공식품 영향을 대표적인 요인으로 추정합니다.

환자와 가족들은 질환에 대하여 잘 이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염증성장질환은 증상이 없는 상태라도 꾸준한 복약과 정기적인 검사가 필요한 만성질환임을 알아야 하고, 질환이 악화하였을 때 빨리 병원을 찾아서 적절한 치료와 관리를 받아야 합니다. 또 환자는 자신의 질병에 대하여 잘 알고 있어야 하며 스스로 병을 이겨나갈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져야 합니다.

완치가 어려운 만성질환이기에 어릴 때부터 저와 함께 꾸준히 질환을 관리하며 오랫동안 만나온 환자가 많습니다. 10대에 진단받은 학생이 결혼하는 모습도 보고, 진로를 바꿔 새로운 일을 하고 있다는 이야기도 듣습니다.

염증성장질환 환자가 최상의 잠재력을 발현하고 지속가능한 건강을 유지하는 것이 변함없는 저희의 목표입니다. 환자들의 지속 가능한 건강을 위해 우리는 계속 노력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