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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라진 생활환경과 식습관

2030 건강관리 주의보

현대사회에서 생활 모습이 빠르게 변화하고 기술이 급격히 발전함에 따라 도시를 중심으로 생활환경과 식습관이 근본적으로 달라지고 있다. 특히 2030세대는 기성세대에 비해 이러한 변화에 더 많이 노출돼 있다. 하루가 다르게 새로운 기술과 정보가 쏟아지는 시대에, 젊은 세대의 건강 문제도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백진경 을지대학교 식품영양학과 교수

몸을 움직이지 않게 하는 요인의 증가

생활환경의 변화는 생활 방식과 습관을 크게 바꿔놓았다. 많은 인구가 도시로 이주하면서 도시 내 건물이 밀집되고 주거 공간은 작아졌다. 실외 공간이 제한되는 것과 반대로 도시 내 다양한 편의시설이 구축됨에 따라 실내 활동은 증가하고 야외 활동은 감소했다.

또 다양한 디지털기기가 보급돼 생활 활동 패턴이 크게 달라지면서 정서적 스트레스 증가와 운동 부족이라는 문제점을 낳았다. 많은 이가 일상생활 중 대부분의 시간 동안 디지털기기를 손에서 놓지 않는다. 다양한 디지털 콘텐츠는 더 많은 사용자를 끌어들이고 더 오랜 시간 붙잡아두기 위해 계속해서 매력적이고 자극적인 요소로 유혹하므로 무심코 콘텐츠에 한번 빠지면 많은 시간을 소비하게 된다. 연령과 상관없이 모든 세대에서 디지털기기를 사용하는 시간이 증가함에 따라 신체 활동 시간이 줄어들고, 앉아 있거나 몸을 움직이지 않는 시간이 늘었다. 이처럼 지나치게 부족해진 활동량은 각종 질환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디지털기기 사용이 중독으로 이어지면 문제는 더욱더 심각해진다.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만큼 과도하게 긴 시간을 디지털기기 사용에 소비하게 되면 실제 생활과의 괴리감, 불안감 등 정신적 스트레스가 증가하고, 이런 어려움을 회피하고자 다시 디지털기기에 의존하게 되는 악순환으로 이어진다. 소셜미디어에서는 종종 비현실적인 아름다움이나 완벽한 삶의 이미지를 제공해 사회적 비교와 경쟁을 유발한다. 특히 젊은 세대는 소셜미디어를 많이 이용하므로 영향을 많이 받는다. 자신의 외모나 삶을 다른 사람과 비교하며 불안해하거나 자신감이 저하되고, 과도한 스트레스를 받기도 한다.

혼자 밥 먹는 문화도 식문화에 영향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국내 1인가구의 비율은 2015년 27.2%, 2017년 28.6%, 2019년 30%로 계속 높아지고 있으며, 2035년에는 34.3%까지 증가할 것으로 전망한다.

20대 1인가구의 비율이 다른 연령대의 1인가구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30대 1인가구 비율이 그 뒤를 이었다. 1인가구는 가공식품 섭취율과 외식 비율이 높고, 혼자 식사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경우 채소 섭취량은 적고 음료와 주류 섭취는 높은 것으로 나타나, 영양소가 골고루 포함된 식품을 섭취할 가능성이 낮고 균형 잡힌 영양 섭취로 이어지기 어렵다. 혼자 식사하는 경우 단백질, 칼슘 등의 영양소 섭취가 부족하고 당질, 나트륨 등은 과잉 섭취하게 되어 영양불균형을 초래하며, 비만, 고혈압 등 만성질환 유병률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20대와 30대에서 지방 과잉 섭취율 증가, 과일·채소 섭취율 감소 등 식생활 문제가 다른 연령에 비해 두드러지게 나타나며 다양한 만성질환 유병률이 꾸준하게 증가하는 추세를 보인다.

편리하고 빠르게 식사하려는 경향

도시화와 급격한 생활 변화는 특히 젊은 세대의 식습관에 큰 영향을 미친다. 사회생활을 시작해 새로운 것을 빠르게 흡수하는 시기이고, 도시 중심 생활 문화에서는 편의성과 빠른 속도가 중요해지면서 빠르게 음식을 섭취하는 현상과 외식이 증가하고 있어서다. 바쁜 현대사회에서 빠른 식사와 외식은 무엇이든 급히 하려는 라이프스타일, 스트레스와 관련이 있다. 바쁜 일정으로 인해 여유 있게 균형 잡힌 식사를 누리기 어려워 빨리 먹을 수 있는 음식과 외식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등 건강하지 못한 식습관이 흔하고 익숙해졌다. 이러한 문화가 보편화되어 많은 사람이 적절한 영양소를 섭취하지 못하고 있다. 더불어 외식 위주 식사와 빠른 식사 시에는 탄수화물을 많이 섭취하게 되고 단백질과 채소·과일 섭취는 부족한 경우가 많아 영양불균형을 초래하기 쉽다.

화려하고 자극적인 음식의 홍수

학업이나 취업, 직장, 사회생활 등 다양한 스트레스 요인에 직면한 젊은 세대는 스트레스를 빠르게 해소하려고 자극적인 음식을 더 많이 먹는 경향을 보인다. 짠맛과 단맛, 매운맛 등 강렬한 맛과 향은 20~30대 입맛을 자극하고 빠른 쾌감을 준다. 요즘 젊은 세대 사이에서 유행하는 매운 음식은 위벽을 비롯한 소화기관을 자극해 각종 염증을 일으키고 심하면 암 발병으로 이어질 수 있다. 소화기관에 문제가 발생하면 영양소 흡수가 원활하지 않아 체력과 면역력 저하 등 다른 건강 문제로도 이어진다.

20~30대는 온라인에서 많은 정보를 얻는데, 정보가 생성되고 확산하는 속도가 급격히 빨라지면서 쏟아지는 수많은 정보 속에서 어떤 정보가 적절한지 판단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아졌다. 특히 소셜미디어에서 푸드 트렌드가 빠르게 전파되고, 푸드 인플루언서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소셜미디어를 통한 유행이 젊은 세대의 식습관에 점점 더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긍정적인 측면도 있으나, 균형과 거리가 먼 식단을 자주 노출하거나 과도한 양을 섭취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콘텐츠는 잘못된 식습관을 유발한다. 또 광고나 협찬으로 인해 식품에 대한 정보가 왜곡되어 전해지기도 하므로 주의해야 한다.

식습관은 신체뿐만 아니라
정신 건강에도 영향

매일 식사하는 우리에게 식습관이 신체 건강에 미치는 영향은 광범위하다. 잘못된 식습관을 오랫동안 유지하면 신체에 필요한 영양소를 충분히 섭취하지 못해 신체기능이 저하되고 질병 발생 위험이 커진다. 특히 젊은 세대는 영양을 고려하지 않은 불균형한 식습관이 있어도 문제점을 모르고 지내는 경우가 많다. 잘못된 식습관을 바로잡지 않고 신체에 무리를 준다면 이른 나이에 여러 건강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우선 신체 활동을 적게 하고 과도하게 많은 열량을 섭취하거나 영양이 풍부한 음식 대신 가공식품 위주로 식사하면 비만, 당뇨병, 심혈관질환 등 대사이상이 나타날 위험이 높아진다. 지방과 콜레스테롤, 나트륨 함량이 높은 식품을 섭취하면 고혈압, 심근경색, 뇌졸중 등 심혈관질환 위험이 높아지고, 고지방·저섬유질 식품은 위암, 대장암 등의 발병 위험을 높일 수 있다. 칼슘·비타민 D 부족은 골다공증 위험성을 높일 수 있고 필수영양소가 부족해 균형이 깨지면 면역 시스템을 유지하는 데 문제가 생겨 감염과 질병에 취약해지기도 한다. 식습관은 뇌 건강에도 영향을 미친다. 적절한 영양소 섭취는 인지기능을 유지하는데 중요하게 작용하며, 우울증, 불안, 스트레스와 관련된 정신 건강 문제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식습관이 신체 건강뿐만 아니라 정신 건강에도 폭넓게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건강관리 전략을 세우고
지키려는 노력이 필요

생활환경의 변화가 빠를수록 놓치기 쉬운 식습관을 자세히 들여다보고 신중하게 식사를 구성해야 한다. 가공식품이나 패스트푸드를 줄이고, 영양이 풍부한 음식을 다양하게 골고루 섭취하며 균형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식사 시간과 섭취량도 적절하게 조절하고 있는지 살펴보아야 한다. 소셜미디어에서 푸드 트렌드를 접할 때는 건강한 식습관과 식품 선택을 위해 신뢰할 수 있는 정보를 받아들이는 것이 바람직하다.

섭취한 만큼 움직이는 것도 중요하다. 현대사회에서는 정적인 생활이 많으므로 의도적으로 꾸준히 신체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신경 써야 한다. 운동은 신체 건강은 물론, 정신 건강에도 도움이 되고, 스트레스를 잘 관리하면 정신 건강뿐만 아니라 신체 건강으로도 이어진다. 정기적으로 건강검진을 받아 혈압, 혈당, 콜레스테롤 등 지표를 주기적으로 확인하면 건강한 상태를 유지하는 생활 습관을 잘 갖추었는지 점검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20~30대는 삶에 기반이 될 생활 습관을 만들어나가는 아주 중요한 시기다. 올바른 식습관과 생활 습관을 형성하면 건강한 신체와 정신, 건강한 미래를 만들어나갈 수 있다. 이를 위해 개인과 사회 모두 꾸준히 관심을 갖고 노력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