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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료 자주 마시는 2030세대
'젊은 당뇨병' 주의!

당뇨병은 대표적인 만성질환 중 하나이며, 우리나라에서는 흔히 40~50대에 걸리는 병이라는 인식이 있습니다. 하지만 최근 들어 2030세대에서 발생하는 ‘젊은 당뇨병’ 환자가 급증하고 있어서 이에 대해 주의가 필요합니다.

내분비내과 신성재 교수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2020년 기준 30대 당뇨병 환자는 12만 1,568명으로 4년 전보다 25.5% 늘었고 같은 기간 20대 유병률은 약 47% 높아져 심각한 증가세를 보였습니다. 20~30대 젊은 나이에 당뇨병이 진단되면 높은 혈당에 노출되는 기간이 늘어나면서 만성 혈관 합병증 위험성이 증가할 수 있습니다. 더 큰 문제는 20대 당뇨병 환자 중 80%와 30대 당뇨병 환자 중 60%가 본인에게 당뇨병이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한다는 점입니다. 젊은 당뇨병이 증가하는 이유로는 비만이 주된 요인이라고 여겨지고, 그 이면에는 액상과당 섭취 증가 현상이 숨어 있습니다.

액상과당 섭취량과 함께 증가한 젊은 당뇨병

액상과당은 옥수수 전분으로 만드는 고과당 옥수수 시럽이며, 우리 몸에서 혈당을 올리는 주범인 당류 중 가장 간단한 형태인 포도당과 과당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설탕보다 값이 싸면서도 단맛은 75%나 강력해서 설탕 대체품으로 널리 쓰입니다. 대표적으로 탄산음료에 단맛을 내기 위해 사용되며, 그 외에도 과일주류와 같은 음료수, 과자, 잼, 통조림 등 거의 모든 가공식품에 사용됩니다.

최근 발표된 국민건강영양조사 결과에 따르면 대부분의 식품군이 이전과 비교했을 때 섭취량이 줄었거나 큰 차이가 없는 반면 유독 음료류의 섭취량이 남녀 모두에서 큰 폭으로 증가했습니다. 2020년 기준 10년간 음료류 섭취량은 약 2배 이상 증가했고, 남자가 여자보다 많았으며, 연령별로는 젊은 청장년층에서 높게 나타났습니다. 음료 종류별로 확인해도 젊은 세대에서 탄산음료 섭취 빈도가 가장 높았고, 음료류 섭취군은 미섭취군에 비해 에너지와 당을 영양소 섭취기준보다 과다하게 섭취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액상과당은 구조가 단순하여 고체인 설탕보다 우리 몸에 빨리 흡수되며, 그만큼 혈당을 더 급격하게 올리고 체지방으로 전환되는 속도도 빠르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과량 섭취 시 식욕을 억제하고 포만감을 느끼게 하는 렙틴이라는 호르몬의 분비를 저하해 과식하게 하고 비만하게 되며, 당뇨병이나 지방간 등 대사질환 발병의 원인이 됩니다.

‘제로’, ‘무가당’ 식품은 안전할까?

요즘 마트나 편의점에 가면 ‘제로’ 또는 ‘무가당’ 표시가 붙은 제품들을 흔하게 볼 수 있습니다. 이런 제품은 설탕이나 액상과당 대신 대체감미료가 가미된 제품을 말하는데, 탄산음료를 만들 때 수크랄로스를 사용하면 단맛을 내면서도 0kcal로 표시할 수 있습니다. 또 다른 합성대체감미료 중 하나인 아스파탐은 1g당 열량은 설탕과 같으나 단맛은 설탕의 200배에 달해 가공식품을 제조할 때 많이 사용됩니다. 탄수화물이나 당류가 없는 제로 제품군은 섭취 이후에도 혈당 상승이 없고 인슐린 분비를 촉진하지 않아서 당뇨병 환자에게도 비교적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대체감미료를 장기간 섭취 시 혈당 개선에 대해서는 아직 논란이 있으며, 일부 연구에서는 장내세균총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고 심뇌혈관질환의 위험성이 높아진다는 연구들이 발표되고 있습니다. 이는 대체감미료를 설탕의 건강한 대안으로 여겨서는 안된다는 뜻입니다.

당뇨병 예방하는 올바른 식습관

당뇨병을 예방하는 좋은 음식, 나쁜 음식이 따로 정해진 것은 아닙니다. 특정한 음식이나 식품보다는 다양한 식품을 골고루, 적당히, 규칙적으로 먹는 것이 중요합니다. 먼저 골고루 먹는 식사란 음식의 가짓수가 아니라 탄수화물과 함께 단백질, 지방, 채소 반찬을 균형 있게 구성하는 식단을 의미합니다. 만약 빵으로 식사를 구성해야 할 땐 닭가슴살 샐러드를 같이 먹거나 채소와 달걀을 더해 샌드위치를 만들어 먹는다면 완벽하지는 않더라도 균형 잡힌 식사를 할 수 있습니다. 탄수화물은 정제된 탄수화물보다 식이섬유가 풍부한 탄수화물을 고르는 것이 좋습니다. 식이섬유는 위장관 내용물의 점성을 높여 위장관에서 음식이 머무는 시간을 늘리고, 포도당과 식이섬유의 복합체를 형성하여 포도당 분해와 흡수를 방해함으로써 식사 후 혈당 상승을 조절합니다. 단백질은 우리 몸의 근육과 호르몬 등 중요한 물질을 만드는 구성 성분이므로 적당량을 섭취해야 하고 지방 섭취 시에는 포화지방산이나 트랜스 지방산보다 불포화지방산이 풍부한 생선, 식물성기름, 견과류 등을 먹는 것이 좋습니다.

적당한 식사란 표준체중을 기준으로 하루에 적당한 열량을 섭취하는 것을 뜻하고, 마지막으로 규칙적인 식사는 하루 세끼를 되도록 정해진 시간에 맞춰서 먹는 것을 말합니다. 규칙적으로 식사하면 다음 끼니에 과식을 예방해 식사량 조절에 도움이 되고 불필요한 간식 섭취를 막아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