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릿저릿 욱신욱신
당신의 손은
힘들어하고 있다
현대인들은 주로 컴퓨터로 업무를 해결하며, 업무 외 시간엔 스마트폰을 이용해 취미생활을 하고 휴식을 취한다. 컴퓨터와 스마트폰은 직장 업무 혹은 일상생활을 편리하게 하며, 온라인 세상과 연결하면서 지인들과 소통하는 통로다. 손과 손목의 통증은 반복되는 동작과 잦은 사용 때문에 발생할 수도 있지만, 여성의 경우 출산 혹은 폐경 전후 호르몬 변화를 포함한 신체의 변화와 관련하여 발생할 수도 있다. 손과 손목의 통증의 원인과 치료법, 예방법을 알아보자.
글 편집실 / 감수 정형외과 이준구 교수
다양한 원인으로 발생하는 손과 손목 통증
손에 통증이 생기면 일상생활이 힘들어진다. 손은 예민한 감각을 느끼고 다양한 움직임을 수행하기 때문에 모든 활동에 가장 기본이 되는 신체 부위이다. 손이 이렇게 다양한 기능을 할 수 있는 것은, 크기는 작지만 신체에서 가장 많은 관절을 가진 구조물이며, 많은 관절을 움직일 수 있게 하는 여러 힘줄(건)과 힘줄의 움직임을 조절하는 운동신경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또 손의 표면에는 사물을 느끼게 하는 감각신경이 있어 뜨겁거나 날카로운 물체로부터 손을 보호할 수 있게 한다. 마지막으로 손에 영양을 공급하는 동맥과 정맥이 존재한다. 이러한 관절, 힘줄, 신경, 혈관에 다양한 원인에 의해 이상이 발생하면 통증 혹은 기능적 장해를 경험하게 된다.
손마디가 아프고 두꺼워져요. 관절염
손에는 많은 관절이 있고, 이러한 관절은 누구나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퇴행해 관절염으로 진행한다. 주로 손가락 끝 마디가 붓고, 물집이 생기기도 하고, 튀어나오는 등 변형되기도 하는데 이러한 관절염은 나이 외에도 잦은 사용과 외상 이후 진행 속도가 빨라지기도 한다. 아쉽게도 관절염을 완전히 치료하기는 어렵다. 증상의 악화를 막거나 원래의 상태로 되돌릴 수 없으며, 소염진통제를 복용해 관절염으로 불편한 마디 통증을 줄여주는 것이 최선이다. 이와 더불어 병원에서 물리치료를 받거나 집에서 열치료에 해당하는 파라핀, 적외선 램프, 온수욕을 하면 손에 혈액순환에 도움이 돼 통증을 줄여주는 효과가 있다. 또 이러한 약물치료나 물리치료가 도움이 되지 않을 경우 주사 치료를 통해 통증을 줄일 수 있지만 추후 재발 가능성이 있다. 여러 치료에도 호전되지 않을 경우 관절 성형 혹은 유합술 등 수술적 치료를 의사와 상의해야 한다.
손가락이 잘 안 움직이고,
움직이면 아파요. 건초염
근육과 뼈 사이에 있는 건(힘줄)은 뼈를 잡아당겨 관절을 움직이게 하는 역할을 한다. 이러한 조직에 생기는 염증을 건염 혹은 건초염이라 한다. 손바닥 쪽 굴곡건과 손등 쪽 신전건 등 각각 10개 이상의 힘줄(건)이 손목을 둘러싸고 있는데, 주로 발생하는 염증의 위치에 따라 손목, 손등, 손바닥 등 다양한 부위에 통증이 나타난다.
드퀘르뱅병(De Quervain Disease)은 가장 흔한 손목 건초염으로, 손목의 엄지 쪽에 통증이 느껴진다. 모든 연령에서 생길 수 있지만 30~50세 여성 환자가 가장 많고, 임신·출산과 관련해 빈번하게 발생하며 엄지를 사용할 때나 병을 따는 등 손목을 비트는 동작을 할 때 통증이 느껴진다. 초기에는 휴식을 취하거나 스트레칭을 하면 도움이 되기도 하지만, 통증이 지속되면 부목 고정, 약물치료, 국소 스테로이드 치료를 해야 하고, 수술적 치료가 필요한 경우도 있다.
드퀘르뱅병 이외에도 손등 가운데 신전건에 염증이 있는 경우, 통증이 느껴지며 아픈 손으로 체중을 지탱하기 어렵고, 볼록하게 튀어나오는 결절종이 동반되기도 한다. 손바닥 쪽 요측 손목굴곡건이나 척측손목굴곡건 역시 빈번한 염증성 건염을 유발해 결절종이 생기기도 한다. 건초염도 드퀘르뱅병과 치료 방법은 비슷하며, 결절종은 위험하진 않지만 미용적인 면이나 손을 사용하는 데 불편감이 느껴진다면 천자 흡인 또는 수술로 제거하기도 한다.
손가락을 굽히는 굴곡건에 주로 발생하는 건초염으로 방아쇠 손가락 병이 있다. 당뇨 환자에게 흔히 발생하며 초기 증상은 해당 손가락의 손바닥에 통증을 느끼며, 자고 일어났을 때 아픈 손가락을 굽히기 힘들며 손가락을 굽히거나 펼 때 걸리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병이 진행하면 손가락을 자력으로 펴기 어렵고 어느 순간 완전히 펴거나 구부리는 게 힘들어진다. 초기엔 휴식이나 약물치료로 호전되기도 하지만, 증상이 지속되면 주사 혹은 수술치료를 선택한다. 다행히 이러한 건초염은 이전에 설명한 관절염과 달리 완치가 가능하다. 심지어 수술적 치료를 한다고 하더라도 손에 후유증을 남기지 않고 완치되는 경우가 많다.
손이 저리고 뻣뻣해요. 손목터널증후군
손목터널증후군이라고도 하는 수근관증후군은 손목 부위에서 정중신경이 압박되어 발생하며, 상지에 생기는 신경압박 증후군 중 가장 흔한 질환이다. 정중신경이 분포하는 손목부터 손가락 중에서 엄지부터 넷째 손가락에 감각 이상과 통증이 있다. 많이 사용하게 되면 증상이 악화되고 야간에 증상이 더 심해져서 자다가 깨기도 한다. 초기엔 아침에 자고 일어났을 때 뻣뻣한 증상이 시작되며, 진행하면 타는 듯한 느낌이나 욱신거리는 통증이 있다. 때로는 손이 무뎌지면서 섬세한 움직임을 느끼는 데 문제가 생기기도 한다. 장기간 지속되면 엄지 두덩(무지구) 근육이 약해져 손이 말라 보이기도 한다.
수근관증후군은 대부분 특발성이고 중년 여성에게 주로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으며 수근 관절과 요골 원위부 골절이나 탈구 등으로 인한 외상 후유증, 염증성 관절염에 의한 건막 부종, 수근관을 압박하는 종물, 임신 및 내분비질환과도 연관이 있다. 내분비질환 중에서는 당뇨병이 가장 연관 깊은 원인으로, 40%가량 발병률을 높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수근관증후군은 의사에 의한 진찰 소견과 신경 및 근전도 검사를 실시해 진단한다. 초기에는 수근관 내 압력이 높아져 신경이 눌리는 동작을 피해야 한다. 또 컴퓨터 작업과 같이 장시간 손목을 구부리거나 펴는 동작도 좋지 않으니 피해야 하며 스트레칭이 도움이 된다. 증상이 지속되면 의사와 상의해 부목으로 손목을 고정하거나 약물치료, 주사 치료를 병행한다. 이러한 치료에도 반응하지 않거나 근육 약화까지 진행되면 수술적 치료를 고려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