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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나의 반려!

나의 삶에서 떼려야 뗄 수 없는 반려. 누군가에게는 쉴 수 있는 휴식처이고,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외로움을 달래주는 고마운 존재입니다. 사랑하는 반려와 함께 생활하는 일산병원 직원들을 만나봤습니다.

정리 편집실

진단검사의학과 외래채혈실에 근무하는 김대현입니다.

채혈실에서 하루에도 수많은 환자를 만나는데요, 그러다 보면 지치기도 하고 힘든 일이 생기기도 합니다. 퇴근하고 집에 왔을 때, 직장에서 쌓인 피로를 풀어줄 나만의 휴식처가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서 2평 남짓한 공간에 저만의 정원을 만들었습니다. 올봄부터 화초 가꾸기를 본격적으로 시작해 발코니 공간을 생명이 있는 식물로 채웠는데, 그냥 바라보기만 해도 생명력이 강하게 느껴지고 저도 활력이 생기더라고요.

지금 키우고 있는 식물 대부분은 당근마켓에서 아주 저렴하게 구입한 것들이에요. 퇴근하고 거래를 위해 동네 곳곳을 누비고 다녔습니다. 그렇게 온 동네를 돌아다니다 보니 웬만한 화초 키우는 집들과는 다 아는 사이가 됐어요. 이웃들은 가끔 화초가 잘 자라고 있는지 물어보기도 한답니다.

식물을 키우기 시작한 초반에는 아이들마다 특성이 다르다는 걸 잘 몰랐어요. 그래서 가장 중요한 일인 물 주는 게 너무 어려웠습니다. 식물들이 말을 할 수 있다면 꼭 물어보고 싶어요. ‘너 지금 물을 먹고 싶은 거니? 아님 배부른 거니?’

작은 공간이지만 말없이 식물들을 바라보며 편안히 쉬기도 하고, 때로는 간단히 맥주 한잔을 즐기기도 합니다. 그러다 보면 힘들었던 일들이 다 잊히는 기분이 들어요. 조용한 쉼이 필요했던 저에게 식물들은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친구가 되어주었고, 또 피로를 풀어주는 안식처가 되어주었어요.

나만의 휴식처가 필요한 분들은 발코니 자투리 공간에 나만의 정원을 가꿔보시면 어떨까요? 그저 조용히 즐길 수 있는 마음의 여유와 주기적 으로 물을 주는 약간의 애정과 관심만 있다면 가능하답니다. 오늘밤 싱그러운 식물이 가득한 정원에서 즐기는 치맥… 어떠세요?

의료기획부에서 의료질평가, 대내외 의료환경 조사 등 진료 활성화를 위한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이승현입니다.

저는 총 세 마리 반려동물과 함께 살고 있습니다. 우리 집 첫째는 고양이 ‘마루’입니다. 강원도에서 나고 자란 저는 일산병원에 근무하게 되면서 처음으로 타지 생활을 시작했습니다. 초반에는 낯선 환경과 업무에 적응하느라 녹록지 않았습니다. 힘들고 지친 날들이 계속되다 보니 집에 돌아왔을 때 누군가 나를 반겨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2014년 12월 그렇게 마루를 만났습니다. 둘째 ‘하루’는 애교쟁이입니다. 제가 출근하면 혼자 있을 마루가 걱정돼 사이 좋은 동생이 있으면 좋을 것 같아 입양을 결심했습니다. 합사에 대한 걱정이 많았는데 두 마리 잘 모두 적응해줬고 지금은 둘도 없는 형제로 지내고 있습니다. 막내 강아지 ‘보리’는 산을 좋아하는 보더콜리입니다. 올해로 5년째 함께하고 있는데요, 주말이 되면 반려견 출입이 가능한 곳곳을 다니고 있어요.

아이들이 말을 할 수 있다면 ‘아파요’라는 말을 듣고 싶어요. 어느새 마루가 8살, 하루가 7살로 적지 않은 나이가 됐습니다. 아픈 곳도 한두 군데 생겼고요. 특히 보리는 어릴 때부터 장이 약해서 병원에 자주 드나들었고 수술을 4번이나 했거든요.

반려동물은 아파도 잘 표현하지 못해서 증상이 나타나면 이미 많이 진행된 경우가 대부분이거든요. 그래서 아프면 아프다고 말해주면 좋겠어요. 또 저와 함께해서 행복한지도 물어보고 싶습니다. 가족이 된 후부터 지금까지를 되돌아보면 아이들을 위해 해준 것들이 제 욕심이 아니었는지 고민이 되기도 합니다. 그래서 저와 함께한 시간들이 행복했는지 꼭 물어보고 싶어요.

제가 생각하는 ‘반려’의 의미는 친구를 넘어선 가족이에요. 아이들과 같이 살게 되면 친구 역할을 넘어 때로는 보호자 역할을 해야 하고, 키우는 즐거움을 넘어 정서적 교감의 대상이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아이들 덕분에 사회에 첫발을 내딛은 초년생 시절, 타지 생활로 인한 힘든 시간을 견딜 수 있었고, 저를 향한 무조건적인 애정과 지지로 외로움을 덜어낼 수 있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