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CTION I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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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가 시작된 지 어느덧 2년이 다 되어간다. 전 세계가 동요하는 팬데믹 상황에서도 우리가 보통의 일상을 살아갈 수 있었던 것은 최전선에서 코로나19 대응에 힘써온 이들 덕분이 아닐까?

김희연 / 사진 송인호

신속하고 효율적인 대응을 위한 팀

일산병원은 코로나19 초기인 2020년 1월부터 고양시에서 가장 먼저 선별진료소를 운영하는 등 코로나19에 선도적으로 대응해왔다. 그러던 중 지난해 12월 수도권을 중심으로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12월 17일 코로나19 거점전담병원으로 지정됐다. 코로나 비상대책 실무팀은 일산병원의 코로나19 거점전담병원 지정과 동시에 꾸려진 조직으로 한창훈 진료기획실장을 필두로 간호직 4명, 사무직 2명이 함께 팀을 이끌고 있다.

고양시뿐만 아니라 경기 서북부 권역을 담당하는 코로나19 거점전담병원으로서 큰 역할을 하고 있는 일산병원에서 코로나 비상대책 실무팀의 역할은 매우 중요할 수밖에 없다. 중앙사고 수습본부(중수본)나 관할 보건소 등 관계 기관에서 코로나19 확진 환자의 입원 의뢰를 받아 환자가 일산병원으로 이송돼 전담병동에 입원하기까지의 전반적인 과정에서 대내외 연락접점(Contact Point)을 맡고 있다. 실무팀은 이송 과정에서 추가 감염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신속하고 안전하게 확진 환자의 입원 업무를 처리한다.

또 코로나19 전담병동의 원활한 운영을 위한 제반 업무를 수행한다. 전담병동 운영 상황에서 발생하는 각종 상황을 모니터링하고, 개선이 필요한 부분을 파악해 대응방안을 수립하여 전담병동이 효율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 역시 코로나 비상대책 실무팀의 업무다. 확진 환자의 이송부터 완치 후 안전하게 퇴원할 때까지 모든 실무적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것이다.

코로나19 확진 임신부 분만 국내 최다 실적

코로나19 유행이 계속되면서 코로나19 확진 임신부의 분만도 증가했다. 지난해 한 건이었던 확진 임신부 분만은 2021년 24건으로 급증했다. 일산병원은 최근 산부인과 김의혁·윤지선교수를 중심으로 국내 최다인 25번째 확진 임신부 출산을 성공적으로 마쳐 이 분야 국내 최다 실적을 이뤘다.

코로나19 확진자의 분만은 일반 분만보다 훨씬 까다롭다. 확진 임신부의 경우 출산이 임박한 상황에서 입원하는 경우가 많아 환자 본인에 대한 치료만 이뤄지는 일반 확진자와 달리, 분만 같은 응급 상황에 신속하게 대처하기 위한 준비도 해야 한다. 일반적인 분만 수술에는 산부인과·마취통증의학과·소아청소년과 의사와 간호사가 참여하지만 확진 임신부 분만에는 신생아 이동·방호를 위한 추가 인력이 필요하다. 또 분만 전 확진 임신부의 동선 격리, 이동 통제, 가림막 설치, 음압수술실 방역, 멸균소독 작업 등이 동반돼 기존 인력 대비 3배 이상의 인력이 투입된다. 아기가 태어나면 다른 신생아들과 분리하기 위해 곧바로 음압격리병실로 보낸다. 수직감염 여부 확인을 위해 분만 24시간 뒤 1차 PCR 검사를 하고 또 24시간 뒤 2차 PCR 검사를 진행한다.

경기 북부 권역 유일의 고위험 임신부·신생아 통합치료센터를 운영 중인 일산병원 산부인과 의료진의 역량은 널리 알려져 있다. 하지만 뛰어난 의료 역량이 뒷받침된다고 하더라도 의료진의 사명감과 의지가 없었다면 절대 불가능했을 성과였다고 코로나 비상대책 실무팀원들은 입을 모아 말한다.

“확진 임신부 분만은 신경 써야 할 절차가 많고 출산 후 신생아 케어까지 이어져야 하기 때문에 제반 진료 시설이 갖추어져 있지 않으면 원활한 진행이 어렵습니다. 그렇기에 코로나19 확진 임신부들이 우리 병원을 찾는 것 같습니다.”

일산병원만의 강점

전국적으로 코로나19 확산세가 거세지면서 전국의 많은 병원에서 코로나19 전담병동을 운영 중이다. 일산병원은 중증도별(중증, 준중증, 중등중)로 병상을 분리하여 다양한 중증도의 환자를 수용할 수 있도록 운영한다. 이를 기반으로 환자 중증도에 따라 효율적인 순환이 가능해 환자를 다른 병원으로 전원하지 않고 병동 내에서 중증도에 맞게 치료를 제공하는 ‘Step up/down’ 시스템을 적용했다. 환자 상태 변화에 맞춰 병원 내 치료 전주기에 해당하는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선도적 모델을 제시했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

코로나19 확진 환자 입원 의뢰가 24시간 체제로 진행되고 있어 한시도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한다는 코로나 비상대책 실무팀. 입원 의뢰는 시간을 가리지 않기 때문에 신속한 대응을 위해 항시 연락 창구를 열어두고 전담 의료진과 소통하며 환자를 받고 있다. 체력적으로 힘들기도 하지만 팀 고유의 역할을 잘 수행했을 때 느끼는 보람은 그 어느 것과도 바꿀 수 없다.

“아무래도 전담병동에서는 환자 상태나 여러 상황에 따른 다양한 대응이 필요한데, 우리 팀 같은 전담 부서가 있어서 병동 자체적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나 지원 등을 빠르게 채워줄때 뿌듯합니다. 전담병동 선생님들께서 오며 가며 건네는 말 한마디가 저희에겐 큰 힘이 됩니다.”

일산병원의 코로나19 거점전담병원 지정 기간이 올해 12월 31일까지로 연장됐다. 세 달 넘게 일일 확진자가 네 자릿수를 기록 중이기에 코로나 비상대책 실무팀의 역할도 당분간 계속될 예정이다. 코로나19 거점전담병원 운영과 관련된 대부분의 일을 전담하면서 타 부서의 협조 없이는 원활하게 진행할 수 없었을 것이라며 모든 관련 부서에 감사의 말을 전한 코로나 비상대책 실무팀. 추운 겨울 시작해 봄과 여름이 지나고 다시 겨울을 맞을 준비를 하는 이들의 노력이 있기에 우리의 일상은 오늘도 계속된다.